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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코치가 있습니까

  • 2015.09.08(화) 08:31

[인사이드 아웃] 조정화 J코칭연구소 대표

"라이프코치? 그게 뭐 하는 직업이에요?"

 

언제쯤이면 이 질문을 받지 않는 날이 올까. 아이 키우면서 동네 아기엄마들을 여럿 알고 지내도 내 직업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장 쉬운 분류기준인 워킹맘, 전업맘으로도 구분되지 않는데, 생소한 내 직업을 유모차 밀면서 설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강의할 때는 더러 "제 이름처럼 여러분의 고민을 정화시켜 드립니다!"라고 소개를 하기도 하지만, 좀 약장수 같기도 하고 손발도 오그라드는 게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 코칭 개념이 도입되고 조직관리나 리더 역량 강화 차원에서 비즈니스 코칭이 전파되기 시작했지만 대중 일반으로는 아직 확산되지 않고 있다. 그런 날이 오긴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래에 정말 필요한 직업이네요"라는 말은 어딜 가든 듣고 있다. 언젠가는 지금의 네일 아트, 퍼스널 트레이닝 수준으로 일반화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 요새 멘탈이 엉망이네. 관리 좀 받아야겠어'. 말하자면 이런 그림으로.

 

코칭이란 정말 무엇일까. 코치는 뭐 하는 사람일까. 라이프코치는 생소해도 스포츠 분야에서의 코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와 결별했지만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한 때 훌륭한 스포츠코치이자 라이프코치였다. 벤쿠버 올림픽 때 아사다마오의 클린 연기 직후 경기에 나서는 김연아 선수에게 그는 차분하고 따스한 '아빠 미소'로 그녀를 격려했다.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이나 결과에 상관 없이 '이 사람은 할 수 있다'고 끝까지 믿어주는 사람, 그 근거와 잠재력을 그 사람의 말과 행동, 노력에서 끊임없이 보아내고 뽑아내는 사람이 바로 코치이다.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나도 모르는 내 능력을 발견해주고 내 삶에서 성장과 도전이 멈추지 않도록 곁에 있어주는 사람 말이다.

 

▲ 피겨여왕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연기를 마친 김연아를 미소로 받아주고 있다.

 

국제코치연맹(ICF)은 코칭을 '개인의 잠재력이 극대화 되도록 영감을 주고, 사고를 자극하는 파트너 관계'로 정의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간관계, 커리어 등 여러 측면에서 고객이 현재 상태에서 목표 상태로 옮겨갈 수 있도록 돕는 개인화된 서비스가 바로 코칭이다. 스포츠코치는 자신의 오랜 선수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종목 선수들을 훈련시키지만 라이프코칭에서는 고객이 그 사람 인생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이다. 그래서 전문코치는 쉽사리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조언이나 충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이 자신에게 필요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생각의 회로를 바로 잡아주고, 목표한대로 실천하도록 이끈다.

 

말하자면 코치는 고객의 '생각 트레이너'이다. 모든 것은 생각으로부터 시작된다. 인간이 지구상에 만든 모든 것과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사소한 문제들도 사실은 작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뇌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5만에서 6만개 정도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오만가지 생각'이라는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기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통제하지는 못한다. 5만 가지나 되는 많은 생각을 하면서도 그 내용은 일생에 걸쳐 별 변화가 없다. 어제 짜증 냈던 걸로 오늘도 짜증내고, 어제 싫어했던 사람 오늘도 싫어하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빙판 같이 미끄러운 인생길에서 단 한 번이라도 트리플악셀에 성공하려면 매일 하는 기초체력 훈련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생각 훈련이 바로 그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문제가 발생한 당시의 사고방식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해결 안 되는 문제로 오랫동안 골몰하고 있다면 당신에게도 코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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