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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다음카카오, 결제 놓고 "내가 1위" 신경전

  • 2015.09.16(수) 15:04

간편결제 1위 자리 놓고 엇갈린 해석
기준 제각각..'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국내 인터넷기업 가운데 라이벌 관계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간편결제 서비스 '1등 타이틀'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 아직 주도적인 사업자가 나오지 않은 무주공산 상태다.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가입자수를 기준으로 저마다 '1위'라고 주장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다음카카오는 간편결제 '카카오페이'의 서비스 1주년을 기념해 그동안의 성과를 지난 15일 공개했다. 통합법인 다음카카오 출범(작년 10월) 한달 전인 작년 9월에 나온 카카오페이는 서비스 한달 만에 가입자 120만을 달성한데 이어 이달초 기준으로 500만을 돌파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다음카카오가 가입자수 500만을 근거로 카카오페이를 '국내 1위 간편결제'라고 소개했다는 것.

▲ 다음카카오는 간편결제 카카오페이 1주년을 맞이해 그동안 성과를 공개하면서 가입자수 500만명을 기준으로 '국내 1위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시작 단계이고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 엎치락 뒤치락할 여지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1위' 타이틀은 아직 큰 의미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음카카오 스스로 1위라고 선언한 것이라 업계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가입자수로 따졌을 때 앞서가는 경쟁 서비스가 있음에도 다음카카오가 이를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이라 관심이 모인다. 

 

현재 가입자수 기준으로 가장 앞서는 서비스는 네이버가 지난 6월 정식 오픈한 '네이버페이'다. 네이버페이 가입자수는 카카오페이보다 3배 많은 1500만명이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측은 "네이버페이는 대부분 자사 플랫폼 안에서만 운영하고, 체크아웃이란 이름으로 이전부터 서비스를 했기 때문에 같은 카테고리 서비스로 분류해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네이버페이는 '티몬페이(티켓몬스터)'나 '시럽페이(SK플래닛)'처럼 네이버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결제 수단이고, 간편결제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기존 결제(체크아웃)의 기능을 확장한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봤을 때 간편결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다음카카오측은 신한카드가 지난 2013년 출시한 '신한 앱카드(350만명)'나 NHN엔터테인먼트가 올 8월 선보인 '페이코(150만명)' 등이 같은 카테고리에 속하는 서비스이며, 이들과 가입자수를 비교했을 때 카카오페이가 1위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억지라는 반응이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플랫폼에 입점한 쇼핑몰 외에도 백화점이나 아울렛, 산지식품 등 외부 업체나 오프라인 매장으로 가맹점을 넓히고 있어 카카오페이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가입자수로 따지면 네이버페이가 경쟁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이버페이 이전 버전인 체크아웃도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해 가맹점에서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편결제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간편결제는 현금이나 신용카드 없이 PC나 모바일 특히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를 같은 인터넷 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휴대폰 제조사), LG유플러스(통신사), NHN엔터테인먼트(게임사), 티켓몬스터(소셜커머스) 등이 참여했다.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제각각 방식으로 서비스를 내놓은데다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라 서비스를 분류하는 기준이나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간편결제 '1위' 타이틀을 가지고 엇갈린 주장을 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국내 인터넷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경쟁할 일이 더 많아지자 각 분야 1위 자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동안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각각 검색포털과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하고 있어 상대방과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이 적었으나 올들어 모바일게임을 비롯해 'O2O(online to offline)', 간편결제 분야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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