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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전쟁’ 2R…인터넷 3社3色

  • 2016.01.05(화) 14:10

네이버·카카오·NHN엔터, 간편결제 손질
더딘 성장에 영역확대·O2O 접목 ‘승부수’

인터넷 기업 네이버·카카오·NHN엔터테인먼트 3개사가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를 위해 새로운 승부수를 꺼내고 있다. 온라인에 그쳤던 결제 영역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한다거나 택시 등 O2O(online to offline)에 접목해 이용자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간편결제를 내놓은 지 6개월~1년이 지나고 있으나 초반에 '반짝' 돌풍을 일으켰을 뿐 대부분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페이, 오프라인으로 영역 확장

 

5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이용자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에서도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페이를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교통카드 기능을 넣거나 플라스틱의 실물 카드와 연계를 고려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6월 정식 출시한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아이디 등록으로 결제와 충전·적립·송금이 가능한 간편결제다. 검색포털 네이버 사이트 내에서 유통되는 웹툰과 영화, 음악, 도서 등 디지털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고, 네이버에 입점한 소호 쇼핑몰 상품도 쉽게 살 수 있다. 

 

다만 온라인 기반이라 오프라인 영역에선 힘을 쓰지 못한다. 온라인 가맹점 수가 7만2000개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나 편의점이나 길거리 매장 등에선 전혀 사용할 수 없다. 경쟁 서비스 '페이코'와 '삼성페이'가 일부이긴 하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역을 넘나들며 쓰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페이의 결제 영역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하거나 신용카드 업체들과 협력해 플라스틱 카드와 네이버페이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외부 업체와 접촉하면서 오프라인 결제 구현을 위해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세금 납부..O2O와 접목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키우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과 협의해 카카오페이로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특화시키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 12월부터 재산세, 자동차세, 주민세 등 모든 지방세와 세외수입고지, 상하수도 요금을 카카오페이로 납부할 수 있는 '스마트폰 간편 세금납부' 시스템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울 시민은 카카오톡으로 지방세 납부 고지서를 받아 카카오페이로 세금을 낼 수 있다. 서울시 지방세 납부 시스템이 정착되면 카카오는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택시 등 O2O 신규 서비스에 카카오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접목하면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작년 11월에 선보인 고급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에 카카오페이를 붙이는가 하면 올해 선보일 대리운전 등 신규 O2O에도 카카오페이를 넣을 예정이다.

 

카카오는 O2O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특히 시장 규모가 크고 수익모델 적용이 가능한 물류와 운송, 홈서비스, 배달 영역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에 이들 서비스와 카카오페이가 결합되면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게다가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라 '핀테크의 꽃' 인터넷은행 사업에서 결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페이코, 결제 단말기 10만대 뿌린다

 

신규 사업인 간편결제 '페이코'에 사활을 걸고 있는 NHN엔터는 올해 자체 결제 단말기 10만대를 배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페이코로 결제할 수 있는 오프라인 상점 수를 늘려 이용자를 더 많이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페이코는 교통카드 '티머니(T-money)'의 결제 기술을 품고 있기 때문에 교통카드처럼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스윽 갖다 대는 방식, 이른바 터치 방식으로 오프라인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현재 티머니 단말기가 설치돼 있는 편의점이나 가맹점 혹은 버스나 택시, 지하철 등 각종 대중교통에선 이 같은 방식으로 페이코의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NHN엔터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자체 결제 단말기를 설치한 가맹점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티머니 단말기 가맹점에 의지했으나 앞으로는 페이코 이름이 붙은 단말기가 설치된 곳에서도 오프라인 결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NHN엔터는 현재 서울시 가산디지털 단지나 경기도 성남시 판교 등에 시범적으로 자체 결제 단말기 수천여대를 설치한 상태다. 올해에는 주요 상권에 10만대를 더 뿌릴 계획이다. 매장 점주에게 설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실상 공짜로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대부분 성장세 둔화


인터넷 기업들이 간편결제에 대대적으로 손을 대는 이유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다 시간이 갈수록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서다. 네이버가 작년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페이는 출시 초반 가입자 수가 무려 1500만명에 달했으나 현재 월 이용자수는 이보다 5분의 1 수준인 322만명에 그치고 있다. 가입자수에 비해 실제 이용자수는 적다는 얘기다.

 

카카오가 지난 2013년 9월 야심차게 내놓은 카카오페이는 15개월이 지난 현재 가입자수 600만명으로 출시 초반에 비해 성장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서비스 5개월째를 맞이한 NHN엔터의 페이코 역시 출시 당시에 내건 목표치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페이코의 최근 실결제자수는 250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8월 출시 당시 회사측이 밝힌 "연말까지 500만명" 목표치의 절반 수준이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간편결제가 서비스 초반인데다 워낙 쟁쟁한 IT 기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결제 사업에 뛰어들어 기대만큼 서비스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라며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나 실생활에 필요한 서비스가 하나씩 붙으면 이용자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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