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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로 훌쩍' 변화 주도하는 대부·일본 저축은행

  • 2016.02.02(화) 15:02

OK저축은행 출범 1년 반 만에 업계 2위
SBI·JT·웰컴 등 대부·일본계가 변화 주도

2010년 저축은행 사태를 겪고 잔뜩 움츠려 있던 저축은행들이 최근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7년 만에 업계가 흑자로 돌아선 뒤, 브랜드 마케팅과 이벤트 상품 출시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런 변화는 업계 재편 과정에서 새로 진입한 외국계와 대부업계 저축은행들이 주도하고 있다.

◇ 침체한 분위기 바꾼 일본·대부계

우리나라에서 대부업 브랜드 '러시앤캐시'로 이름을 알린 OK저축은행은 출범 1년 반 만에 자산 기준으로 업계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2014년 7월 당시 자산 5000억 원가량의 중위권 업체였는데, 벌써 2조 원(2월 현재 2조 1000억 원 추산)을 넘어서며 기존 2위 HK저축은행(2조 1000억 원 대)을 제칠 기세다.

최근 수년간 저축은행 업계에서 한 업체가 이런 빠른 성장을 한 건 이례적이다. OK저축은행 자산 증가는 일단 기존 대부업체 대출 등의 자산을 저축은행으로 이전하면서 늘어난 측면이 있다. 여기에 더 해 OK저축은행 배구단과 연계한 5~6% 적금 상품과 30일 무이자 대출 등 다양한 이벤트 마케팅을 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다른 대부·일본계 저축은행도 분주하다. 일본계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연 금리 6~13%대의 중금리 대출 상품 '사이다'를 내놓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했는데, 벌써 대출잔액 180억 원을 넘어섰다. 대부계 웰컴저축은행과 일본계 JT친애저축은행 역시 각각 중금리 대출 상품이나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 등을 내놓으며 업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 SBI 중금리대출 상품 '사이다' 애플리케이션 화면.


이들은 몸집 불리기뿐 아니라 마케팅과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금융당국에 저축은행의 텔레비전 광고 규제에 중금리 대출 상품을 예외로 해달라고 문의했다. 애초 저축은행 광고 시간을 규제한 이유가 고금리 대출 상품 때문이었으니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논리였는데, 당국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에 앞서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프로야구단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추진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 우려 시선 vs 업계 활력 긍정 평가도

일각에선 이런 움직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저축은행 사태를 불렀던 무차별적인 몸집 불리기가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다. 또 일본·대부계 업체들이 신용대출 상품 등을 공격적으로 팔면서 오히려 서민들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선 금융당국의 촘촘한 규제 안에서 업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부·일본계에 색안경을 끼고 있던 업계의 여론부터 달라졌다. 한 국내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들이 움츠려 있던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최근 활성화하는 중금리 상품의 경우 서민금융 측면에서도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발판 삼아 저축은행중앙회도 올해 홍보·마케팅 예산을 두 배로 늘렸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수년간 중앙회 차원의 홍보와 마케팅을 자제해왔다"며 "이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등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어서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 이순우(오른쪽) 저축은행중앙회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28일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우리은행은 추가 대출을 원하는 고객에게 저축은행 상품을 소개한다. (사진=우리은행)


앞으로의 관건은 업계가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서민금융회사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해내느냐에 달렸다. 올해 말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등 대내외 환경 변화가 녹록지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업체와 외국계, 대부업 등 다양한 업체들이 들어오면서 업계가 살아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지역 밀착 영업 등 서민 금융회사의 기능도 확대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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