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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13>코멧 ①혜성의 등장

  • 2013.08.26(월) 10:56

실리콘웍스등 LCD 종합부품그룹 대주주

코멧(COMET)그룹은 역사가 짧다. 오성, 스타리온 등 LG의 다른 외가그룹들이 나이 50의 ‘지천명(知天命)’에 다다르고 있지만 코멧은 10년을 갓 넘겼을 뿐이다. 짧은 사사(社史)에도 불구하고 사세 확장 과정에는 역동성이 물씬 풍겨난다.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속도감 있게 가지 뻗기를 한 결과다. 국내에 7개 계열사를 둔 액정표시장치(LCD) 종합부품소재그룹으로 성장한 코멧그룹은 그야말로 혜성(彗星)처럼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대주주 하국선(39) 씨가 있다. 구자경(88) LG그룹 명예회장의 부인 고(故) 하정임(1924~2008) 여사의 조카다. 부친이 고 하효락(1942~1996) 씨로 하 여사의 셋째 남동생이다.

◇LGD 대리점으로 태동

코멧그룹은 LG디스플레이의 전신(前身)인 LG필립스LCD의 대리점 사업으로 출발했다. 이를 위해 2000년 11월 설립한 회사가 케이디피다. 케이디피는 지금도 LG디스플레이의 LCD 제품을 판매하는 한국내 공식 대리점(Distributor)이다.

그룹의 외형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2005년 7월 LCD·태양전기·반도체 핵심부품인 ‘스퍼터링 타겟(sputtering target)’을 생산하는 코멧네트워크를 세우면서 부터다. 코멧네트워크는 설립과 함께 평판 디스플레이용 시스템 반도체 부품업체 실리콘웍스도 사들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일본 티오케이(TOK)사와 합작으로 LCD용 화학물질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인 코템을 세웠다. 2년이 채 안된 2007년 3월 IT업체 아이에스씨에 이어 2009년 11월에는 코멧네트워크의 타겟 제조부문을 떼내 코멧을 신설했다. 2011년 4월에는 실리콘웍스를 통해 벤처캐피탈시장에도 진출해 마젤란기술투자를 계열로 편입했다.

코멧그룹은 현재 사실상 지주회사인 코멧네트워크와 주력사 실리콘웍스 등 국내 7개사, 중국과 미국 현지법인 2곳 등 총 9개 계열사를 아우르고 있다. 그룹 내력을 되짚어가다 보면 LCD 종합부품소재그룹의 면모를 갖추는 데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지주사 지분 95% 절대주주

대주주인 하국선 씨의 무게감은 코멧네트워크에서 느낄 수 있다. 지주회사인 코멧네트워크의 지분 95%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디피는 지주회사 울타리 밖에 있는데 지분 100%를 소유한 절대주주가 하국선 씨다. 아울러 그의 고모부 정승규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스타리온그룹의 원우정밀 지분 22.3%를 소유한 2대주주이기도 하다.

[인포그래픽 바로가기]


 

다만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경영에 관한 한 하국선 씨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계열사 중 코멧네트워크와 코멧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을 뿐으로 이마저도 비상근직인 기타비상무이사다. 지배주주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이름만 올려놓고 있다는 의미다.

하국선 씨가 이런 행보를 보이는 배경은 기업경영과는 거리가 먼 학력(學歷)에서 단초를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서울대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이어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에서 생화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한 뒤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직은 자신의 전공 분야 연구에 전념할 뿐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영브레인

대주주의 경영 공백을 메우고 있는 전문경영인은 신태형(50) 코멧네트워크 사장이다. 전문경영인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이력을 보노라면 소유·경영 분리구도 아래에서 영향력이 오너 못지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서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신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한국IBM 전략컨설팅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전문경영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은 1997년 스타리온그룹의 모기업 성철사의 기획이사로 영입되면서 부터다. 신 사장은 이후 스타리온과 기원의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2009년까지 스타리온그룹의 CI(기업통합이미지)와 자체 중소형가전 브랜드 사업, 경영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2005년 7월 코멧네트워크 설립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아 코멧그룹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현재 케이디피(2007년 대표 선임)·코템(2009년)·코멧(2009년) 등 4개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고, 실리콘웍스·아이에스씨 등 다른 계열사들에도 빠짐없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코멧네트워크의 지분 3%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실리콘웍스가 코멧그룹의 주력사인 만큼 한대근 사장도 무게감이 적지는 않다. 경북대와 동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한 사장은 LG반도체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2000년 실리콘웍스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05년 코멧그룹에 인수된 뒤로도 대표로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주식가치가 162억원(23일 종가 2만2500원 기준)이나 되는 실리콘웍스 지분 4.4%를 보유한 주식 부호(富豪)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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