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다시보자 ISA]‘박터지는’ 전쟁…은행-증권 경계 넘나든다

  • 2016.03.10(목) 16:27

증권사, 유치 2라운드…RP외 추가 차별화
은행고객 의식해 예금성격 상품에 공들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증권업계도 ISA 고객 유치전이 그야말로 '박터지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ISA 상품 라인업이 대부분이 엇비슷할 수밖에 없어 고객을 끌어들일 유인이 많지 않다. 게다가 은행과의 경쟁까지도 병행해야 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ISA 고객 유치전 초기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에 주로 치중했던 증권사들은 각자의 차별화를 앞세운 고객 유치전 2라운드에 돌입했다. 업권간 경쟁을 의식해 예금관련 상품에도 공을 들이면서 증권과 은행간의 경계도 빠르게 허물어지는 양상이다.

 

◇  특판RP론 택도 없다..추가 차별화

 

증권사들은 ISA 고객 유치를 위해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여러 유인 상품을 내놨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비슷한 형태의 이벤트에 나서면서 차별점이 거의 부족해졌다는 평가다.

 

몇몇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제안했던 고금리 특판 RP는 이제 웬만한 증권사에서 ISA 가입시 혜택으로 부여하고 있다. 어느 증권사에서 ISA에 가입하든 저절로 덤으로 따라오는 형태가 된 셈이다. 

 

이렇다보니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또다른 차별점을 속속 내세우기 시작했다. 소위 '독점'이나 '업계 최초'를 내세우고 있는 것. NH투자증권은 ISA 계좌 개설 고객들에게 이달 말부터 중국 교통은행이 제공하는 위안화 예금을 담을 수 있게 했다. 4월말까지 NH투자증권에서만 독점 판매한다.

 

교통은행의 위안화 예금은 연 2% 초반의 금리로 예금금리보다 다소 높다. 환차익은 보장이 안돼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원리금은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게 된다.

 

유안타증권은 캐시백 형태의 이벤트를 마련했다. 200만원인 ISA 비과세 한도를 현금을 돌려주는 캐시백을 통해 사실상 1000만원까지 높였다. ISA의 비과세 한도인 200만원을 넘는 초과수익에 대해 9.9%의 세금이 붙지만, 유안타증권은 2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초과 수익에 대한 세금을 현금으로 돌려준다. 5월 31일까지 가입자에 대해서만 진행해 초기 고객 유치확보 목적이 짙다.

 

◇ 은행 고객 의식한 상품 라인업 '눈길'

 

이처럼 경쟁 증권사와의 차별화에 역점을 두면서도 증권사들은 은행 쪽에 좀 더 동해 있는 고객을 유치하는데도 사활을 걸고 있다. 초기 이벤트로 내걸었던 특판RP판매는 일면 은행과의 경쟁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워낙 예금금리가 낮다보니 은행에서 ISA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에게 고금리 RP는 증권사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권사들은 예금과 유사한 상품들을 ISA 구성상품으로 확보하고 나서면서 은행과의 경계 허물기도 시도하고 있다. 원금이 거의 보장되는 안전한 성격의 특판RP 가입 기회나 앞서 위안화 등 외화예금을 구성상품에 추가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불붙기 시작한 저축은행 예금 모셔오기도 비근한 예다.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은행보다 금리가 다소 높은 저축은행 예금상품을 ISA 상품으로 들여온데 이어 일부 증권사도 이를 추진하고 나섰다. 현재 대우증권은 ISA에 저축은행 예금을 편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국투자증권도 향후 편입이 가능토록 추진할 예정이다.

 

은행들의 경우 자사 예금을 ISA에 넣지 못하는데 따른 방책이지만 증권사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예금을 들여올 경우 예금성격의 상품 구색을 맞추면서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시중은행들의 상품을 상대적으로 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쟁의 결과가 어찌됐든 간에 고객 입장에서는 증권과 은행 간의 경계나 차별점이 사실상 모호해지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정 금융사가 실제 성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전까지 고객 입장에서는 ISA 가입을 미룰 수도 있다"며 "차별화에 대한 증권사들의 고민이 더 커질 것"이라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