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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캐피탈’ 지분 12% 묶인 이유

  • 2016.04.12(화) 14:34

개인회사 ‘컨설팅’, 지난해 매출 520억…전년의 3배
호텔·골프장사업 확장 결과…빚도 1100억으로 불어

박현주(58)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개인 소유 회사 미래에셋컨설팅에 ‘빛과 그림자’가 상존하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외형이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빛이라면, 비례해 영업 적자와 빚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은 그림자다. 사실상 지주회사 미래애셋캐피탈의 박 회장 지분 12%가 담보로 묶여 있는 것도 미래에셋컨설팅을 위한 흔적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컨설팅의 1대주주로서 48.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부인 김미경씨가 10.2%, 세 자녀 은민·하민·준범씨가 각각 8.2%를 보유, 박 회장 및 직계일가 지분이 83.4%나 된다. 여동생 박정선씨 5.7%, 조카 송성원·송하경씨 각각 1.4% 등 친족까지 합하면 91.9%에 달할 정도로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 호텔·골프장 사업 성장 궤도 진입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해 매출(별도 기준) 520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176억원)의 거의 3배에 해당한다. 공격적 사업 확장의 결과로, 2008년 설립 이후 한 해 많아봐야 200억원을 넘지 못했던 미래에셋컨설팅이 2015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이 1999년 미래에셋을 창업할 당시 만들어진 투자사 옛 케이알아이에이(KRIA)에 뿌리를 두고 있는 회사로, 2008년 9월 KRIA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초기에는 자체 사업이라고 해봐야 부동산 임대 및 컨설팅 정도였고, 금융자문 수수료 등이 주수입원이었다.

하지만 2010년 12월 KRIA를 도로 합병하면서 자체 사업구조는 180도 달라졌다. 지금은 호텔 및 골프장 운영을 주력으로, 빌딩 관리, 인프라 금융 자문, 카페 ‘브라운 벤치(Brown Bench)’ 운영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2014년 4월 경기도 판교 코트야드메리어트를 시작으로 작년 10월 서울 광화문 포시즌 호텔 등 자체적인 호텔 운영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또 계열사 ‘푸른산’과 자산부채 양수도계약을 체결, 작년부터 경기도 홍천에 위치한 27홀 퍼블릭 골프장 블루마운틴 운영하고 있다.

2015년 매출 성장이 가팔랐던 것은 이처럼 호텔 및 골프장 운영 사업을 공격적으로 벌인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호텔수익은 255억원으로 전년(88억원)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고, 2014년에는 없던 골프장 운영 수익 153억원이 작년에 새롭게 잡혔다.

◇ 영업손실 120억 설립 이래 최대

하지만 거침없는 사업 확장은 항상 리스크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120억원에 달했다. 이는 2억원 남짓하던 2014년 영업적자의 거의 60배에 해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창업 이래 최대 적자 규모다. 순이익은 24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순전히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펀드서비스 등 관계사들의 지분법이익(20억원→192억원)이 증가한 때문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의 호텔 및 골프장 운영 사업은 계열사가 소유한 부동산 펀드와 임대차계약을 체결, 약정된 임대료를 펀드에 지급하는 대신 경영성과에 따른 손익이 미래에셋컨설팅에 귀속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사업을 벌리다 보니 임차료가 27억원에서 166억원으로 6배 넘게 불어나는 등 영업비용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임대차 보증금, 운전자금 등 투자비용이 증가하면서 빚도 늘고 있다. 2013년 3월 말 374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은 2014년 말 607억원에 이어 2015년 말 1099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9.1%에서 17.0%, 부채비율은 25.7%에서 35.7%로 증가했다.


 


◇ 빚 갚고도 남는 관계사 지분 ‘믿는 구석’

다만 재무 안정성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미래에셋컨설팅에는 믿는 구석이 있다. 우선 외부차입금에 대해 최대주주인 박현주 회장으로부터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48.7%(871만2036주) 중 11.9%(213만주)를 담보로 제공받고 있다. 여기에 어마무시한 관계사 소유지분을 통한 재무적 융통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구조다. 정점에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48.7%를 보유한 박현주 회장이 위치한다. 박 회장은 또 주력사 중 한 곳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60.2%나 되는 지분을 직접 보유,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 박현주 회장의 개인회사 미래에셋컨설팅이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용의 단일 2대주주로서 각각 14.2%, 32.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의 뒤를 받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셈이다. 아울러 2010년 이후 6년간 연평균 30억원 안팎의 배당수익을 안겨주고 있는 미래에셋펀드서비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관계사 투자지분은 2015년 말 현재 총자산(별도 기준 8800억원)의 92.9%인 8178억원에 이른다. 이 중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14.2% 중 13.6%(243만9484주)를 담보로 제공, 차입금을 끌어다 쓰고 있다. 관계사 투자지분의 담보가치가 총차입금을 훨씬 웃돌고 있는 까닭에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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