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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성진지오텍 인수 3년…‘전전긍긍’

  • 2013.04.29(월) 16:54

2400억 투자 속 수익성 개선 더뎌…플랜텍 합병으로 ‘돌파구’

포스코그룹 계열 구조개편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이 불안하게 진행되고 있다. 3년전 인수한 성진지오텍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포스코그룹이 이번 합병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만큼 성진지오텍의 재무상황이 열악한데다 수익성 개선이 더디다. 게다가 포스코플랜텍 마저 최근들어 성장성이 한 풀 꺽여 플랜트 제조라는 동일업종에서 서로 다른 전문분야를 하고 있는 두 계열사의 합병을 통한 경영 효율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성진지오텍은 초대형 고중량의 석유화학·정제 플랜트,  담수 및 발전설비, 해양플랜트모듈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에너지 플랜트 업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 급등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통화옵션(KIKO) 계약 등으로 3310억원의 파생상품평가손실과 19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2009년 3월 산업은행 주도의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 ‘패스트트랙(Fast Track·유동성 위기 신속지원 프로그램)’ 을 통한 기업개선 작업을 벌였다.


◇금융비용 223억 ‘이자갚기’ 급급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것은 2010년 3월이다. 철강산업과 또다른 한축을 맡고 있는 건설(E&C)부문의 경쟁력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화력발전 플랜트에 특화됐던 포스코건설이 다양한 플랜트 건설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플랜트 공정에 대한 설계를 담당하게 될 대우엔지니어링, 설비를 직접 제작 정비하는 포스코플랜텍과 함께 플랜트 설계, 시공, 시운전, 인도까지의1590억원이다. 인수 당시 최대주주인 정전도 성진지오텍 회장 및 미래에셋사모투자펀드(PEF) 등으로 부터 지분 40.4%(1235만주)를 사들였다. 7개월 뒤에는 포스코건설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800억원(485만주) 출자했다. 올 1월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568억원(521만주)을 투자했다.


성진지오텍은 예상대로 포스코그룹을 울타리 삼아 괄목할만한 성장성을 보였다. 계열사들의 물량 지원 아래 2010년 3710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지난해 703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수익성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0년 120억원, 2011년 263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12억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순이익이 문제다. 전년에 비해 적자가 줄기는 했지만 292억원 순손실을 기록함으로써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이자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다. 총차입금이 4540억원에 달해 금융비용만 223억원을 썼다.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갚기도 벅찬 상황이다. 당연히 재무건정성도 좋지 않다. 차입금의존도는 59.56%에 달하고, 부채비율도 484.3%로 여전히 높다. 

 
◇플랜텍에 울리는 경보음


포스코플랜텍도 최근 들어 상황이 안좋아지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주요 설비의 제작·가공·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2012년 기준 54.1%) 등 계열 매출이 84.5%(4420억원)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철강 외 시멘트·제련공장 설비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 2950억원에서 2011년 5980억원으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평균 25.6%의 신장세를 보였던 매출이 지난해 5230억원으로 12.4%나 감소했다. 신규 진출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영업이익도 2011년 104억원에서 5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이번 합병가액 평가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포스코플랜텍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100억원, 19억원으로 추정했다. 2014년에 가서야 각각 5690억원, 107억원으로 2011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건전성도 나빠졌다. 2011년 차입금의존도 0.4%로 사실상 무차입기조였으나 지난해 10.6%로 상승했다. 하나, 우리, 외환 등 시중은행으로부터 260억원이 넘는 단기차입금을 빌린 탓이다. 이로인해 8억원 정도였던 차입금이 271억원으로 늘어나 부채비율도 130.0%에서 174.6%로 상승했다.


따라서 두 계열사의 현 상황은 조기 합병의 필요성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삼영 NICE신평 기업평가실장은 “양사 합병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계열 물량을 바탕으로 플랜트 및 제철설비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사업 효율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포스코그룹의 계산과 맥이 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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