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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 춤추는 유가..최악·최상 시나리오는

  • 2013.09.02(월) 17:27

시리아 수세 몰리면 주변 원유공급시설 파괴 `최악 상황`
과거엔 공습 시작되면 유가 안정..이란등 등돌릴 가능성도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이 불거진 후 유가가 증시 주요 변수로 급부상했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을 감안하면 유가도 오르는 것이 맞지만 중동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상승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 여부에 따라 유가도 춤을 추는 형국이다. 연초만해도 100달러를 한참 밑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는 최근 110달러에 육박하며 2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 유는 120달러를 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리아 사태가 확산되면 유가는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지난 2011~2012년 글로벌 경기 둔화가 브렌트유 가격이 125달러를 돌파하면서 본격화됐다는 기억을 상기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브렌트유가 10달러 오르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0.2~0.3% 위축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 美군사개입 가능성이 유가 불안 증폭시켜

 

시리아 사태는 올해로 2년하고도 반년이 훌쩍 넘었다. 그러나 갑자기 유가 상승 요인으로 등장한 것은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 때문이다.

 

시리아 사태로 유가가 오르자 시장에서는 처음엔 의아해했다. 시리아가 중동 지역에서 생산하는 원유량은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게다가 오랜 내전으로 인해 최근 생산량은 평소수준보다 더 줄면서 원유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개입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자 시장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군사개입에 따른 충돌이 다른 국가들로 확산될 가능성이다. 확률은 낮지만 아예 없으란 법이 없다. 최근 시리아 사태로 브렌트유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한 소시에떼제너럴은 이 같은 가능성을 20%로 상정하며 가능성이 2%나 5%가 아니라 20%라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얘기라고 경고했다.

 

WTI도 직접적인 수급 영향을 받지 않지만 120달러를 돌파할 경우 150달러로 수직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08년 직전고점이 147달러에서 형성됐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근 WTI 가격(출처:NYT)]

 

◇ 시리아, 수세 몰리면 최악의 상황 올 수도

 

시리아 사태 확전 시 가정할 수 있는 상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시리아가 벼랑 끝 상황에까지 몰릴 경우 주변국의 에너지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것인데 실제로 과거 사담 후세인 역시 걸프전에서 수세에 몰리자 이라크군을 통해 쿠웨이트의 600개 유전을 파괴했다. 모하메트 아카셈 덴버주 주립대 교수는 "시리아가 최후의 위협을 느낀다면 위기를 확대하려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리아 국경에서 3시간 거리에는 터키의 제이한 항구 위치하는데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1% 가량이 이곳을 통해 운반되고 이라크의 천연가스 수송도 이곳을 관통하고 있다. 이라크 북부지역의 천연가스 수송관도 시리아 국경에 인접해 있다.

 

시리아의 군사력으로 원유공급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기엔 역부족이지만 확전 상황은 지하드 세력을 개입시키거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직접적인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황을 악화시키기 위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도 가능하다.

 

◇ '찻잔 속 태풍' 가능..이란·러시아 향배 주목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수도 있다. 미국 주도의 격렬한 충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브렌트유 가격은 120달러를 넘지 않고 WTI도 이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2일 "시리아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의 장기화나 심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이 전면전이 아닌 핵심 거점 타격 및 반군 지원에 국한된 수준의 제한적 개입을 시사했고 중동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중동 지역의 군사개입이 이뤄지면 불확실성 해소로 유가가 안정을 찾은 사례도 있다. 지난 2011년 나토(NATO)군이 리비아 공습에 나섰을 당시 유가는 10% 가까이 떨어졌고 10년전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이라크를 공습했을 때도 원유선물은 15% 내렸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시리아 우방국인 러시아나 이란 등이 시리아 지원에 대한 비용 부담을 느낄 경우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등으로 국제 사회로부터 이미 고립된 터라 시리아 지원에 나서는 것이 부담일 수 있다. 최근 하산 루하니 이란 신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역시 가능성 자체는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러시아 입장에서는 유럽의 최대 원유 공급자인 만큼 시리아와 서방국들의 충돌을 적절히 활용해 높아진 유가를 즐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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