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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놀랐쥬?…여전히 한 발 걸친 김관영

  • 2016.06.14(화) 11:30

[방계家 사람들] 시즌2 <1>부국
2010년 저스트알 새 주인에 IT 거물 김택진씨 부인 윤송이씨
김관영 사장, 사외이사 유지…현대아산과 소형주택사업 인상적

이쯤 되면 적응이 될 법도 한데, 여전히 낯설다. 현대가(家)의 사돈집이 경영하던 곳에 ‘천재 소녀’ 윤송이(41)가 등장해서가 아니다. 6년 전(前) 이 일은 사실 당시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던 터라 그리 놀란 토끼눈으로 바라볼 일은 아니다. 이 보다는 대표에서 물러나 경영에서 손을 뗀 줄로만 알았던 범(汎) 현대가 오너의 처남이 여전히 이곳에 한 발 걸치고 있고, 범현대 계열사와 사업적으로 얽힌 것 등 의외성들이 줄줄이 목격되고 있어서다.


정몽윤(61)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손윗처남 김관영(60) 제이알투자운용 사장은 부동산 금융 전문가다.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한국은행 조사부에서 첫 직장생활을 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1987년 귀국 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다가 1994년에는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어 2008년 부동산투자운용(REITs) 업체 제이알(JR)투자운용을 설립, 학자의 길을 접고 경영자로 변신했다. 현재 한국리츠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하지만 김관영 사장이 제이알투자운용에 앞서 경영자로서 데뷔전을 치른 때는 40대 중반이던 2000년 9월이다. 부동산 투자자문 및 컨설팅 업체 저스트알을 창업한 때가 이 무렵이다. 다만 김 사장은 저스트알 대표 직함을 오랫동안 갖고 있지는 않았다. 창업 당시 대표를 맡았다가 2000년 11월 잠시 내려놓은 뒤 2002년 2월 다시 취임, 2003년 1월까지만 활동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스트알의 경우는 꽤 오랜 기간 부인인 홍성진(60) 솔로몬테크로서플라이 대표에게서 남편 못지않은 무게감이 느껴지고, 누구나 쉬이 흉내 낼 레벨도 아니다. 김관영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가 홍성진 사장이다. 원래는 2002년 10월부터 저스트알 감사로 있다가 2011년 2월까지 10년 가까이를 대표 자리에 앉아있었다. 

저스트알은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된 뒤 2003년 1월 5억원, 2003년 11월 10억원(발행주식 20만주·액면가 5000원)으로 확대한 뒤 현 수준을 유지 중인데, 2009년 말 저스트알의 주요 출자자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최대주주인 김우희(48) 현 저스트알 대표(26%·5만2000주)에 이어 당시 대표로 있던 홍성진 사장이 단일주주로는 2대주주로서 23%(4만6000주)나 되는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2010년에 이르러 저스트알의 주인이 바뀐다. 대형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창업자 김택진(49) 대표의 부인이자 엔씨소프트의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를 총괄하고 있는 윤송이 대표가 지분 74%를 확보,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김우희 대표의 소유주식에는 변동이 없던 점에 비춰볼 때, 윤송이 사장이 홍성진 사장 등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윤송이 사장은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김우희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부동산 전문지 ‘부동산뱅크’ 편집장 출신으로 윤송이 사장이 저스트알의 대주주에 오르기 꽤 오래전인 2001년 2월부터 저스트알 이사진으로 이름을 올렸고, 홍성진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2011년 2월부터는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김관영 사장이 여전히 저스트알의 경영에 손을 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대표에서 물러난 뒤로도 변함없이 사내이사직을 유지했고, 2011년 2월 이후로는 지금껏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진다. 윤송이 사장이 대주주가 된 뒤로도 ‘현대’는 저스트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서울 강동구 길동 소재 도시형 생활주택 ‘현대웰하임’. 저스트알이 시행, 현대아산이 시공을 맡았다.


저스트알은 원래 부동산 투자자문 및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던 업체다. 하지만 변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윤송이 사장을 주인으로 맞은 뒤로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에도 진출했다. 당시 사업적 파트너가 현대그룹 계열 현대아산이다. 저스트알이 시행, 현대아산이 시공을 맡아 서울 강동구 길동 소재 ‘현대웰하임’이란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게 2010년 10월이다. 지하1층~지상6층, 지하1층~지상15층 2개동 전용면적 14㎡~18㎡규모의 총 267가구로 구성된 현대웰하임은 6.1대 1의 경쟁률로 분양을 마무리했다.

저스트알은 2010년 매출이 20억원 남짓이었으나 현대웰하임 분양수입이 잡혔던 2011~2012년에는 한 해 1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지금의 저스트알은 재무구조가 썩 좋지 못한 편이다. 2013년 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저스트알은 지난해 말 현재 부채(140억원)가 자산(123억원)보다 17억원 많은 상태다. 수익성이 신통치 않아 2012년~2015년 4년 연속 적게는 1억8400만원, 많게는 9억3100만원의 적자를 낸 탓이다. 아울러 2013년 이후로는 상대적으로 수입이 변변찮고 2015년 매출은 19억9000만원에 머물렀다.

 

대표 색상만 그린과 오렌지, 블루로 다를 뿐, 마름모 혹은 직사각형 형태를 한 것이나 그 안에 나무를 형상화 한 이미지가 들어간 것이나 정몽윤 회장 처갓집 관계회사인 솔로몬테크로서플라이와 처남 김관영 사장의 손길이 밴 제이알투자운용, 저스트알의 회사 로고는 많이 닮았다. [방계家 사람들 ‘부국’편 끝] 

 [관련 기사]

 부국 ①현대해상 정몽윤과 ‘아주머니’

 부국 ②처갓집의 부침(浮沈)

 부국 ③처남과 ‘뼛속까지’ 현대맨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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