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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만나다

  • 2016.06.30(목) 16:24

[페북사람들]방보영 프리랜서 다큐감독

충남 당진엔
멋스러운 펜션 같기도 하고,

별장 같기도 한 3층 건물이 있다.
잔디가 펼쳐진 마당에선

바비큐 파티를 하면 좋을 듯싶다.

 


이 건물은 특별하다.
바로 '푸른들 가족공동체'의 생활 공간이다.  
노숙자와 재소자 출신 4명이 함께 생활한다.

 


이 공간을 선뜻 내준 부부가 있다.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장과
조태례 성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주인공이다.

이 공동체는 조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상처로 얼룩진 삶을 살아온 분들이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환경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이 공간에선 그분들이 일상으로
잘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술 심리치료 시간도 있다.  
알코올중독은 물론 재범을 일으킬 수 있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언제든지 옛 습관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심리치료는 그래서 중요하다.

 


경제적으론 여의치 않다.
박 원장은 본인 월급을 만져보지 못할 때도 잦다.

 

조 교수는 쿨하게 말한다.

"지난해 4천평 정도 되는 밭에서
고구마 농사를 지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다들 농사가 처음이어서 망치고 말았어요.
믿을 사람은 남편밖에 없어 도움을 청했고,
지금까지 가장 큰 후원자로 도와주고 있어요."

'푸른들 가족공동체'는 경제적 자립을 꿈꾼다.
그래야 더 많은 분의 자활을 도울 수 있어서다. 
그래서 양계장도 하고, 여러 농작물도 심고 있다.

 


'푸른들 가족공동체'의 또 하나의 목적은
깨어진 가족의 회복이다.


이곳에서 생활 중인 안재성 씨는

최근 가족을 만났다.
외환위기 때 헤어진 후 20년 만이다.

 

지난해 이 공동체로 들어와 심리적 안정을 되찾고,
상처도 회복되면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돌아오는 주말엔 가족을 초대해

삼겹살 파티도 하려고 한다.

 


묵묵히 뒤에서 돕고 있는 박 원장은
의료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덕분에 지난해 중국 훈춘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 부부는 여전히 배고프다.
아직 부족하다고 한다.

더 해드려야 하는데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낌없이 자신의 물질과 마음을 내어주는

이 부부의 아름다운 삶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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