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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의 M&A]①이재용의 과감한 변신

  • 2016.08.08(월) 10:22

이 부회장 체제후 인수합병 활발
자동차부품 육성위한 M&A 카드 활용

기존 산업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대한 고민이 깊다. 앞선자들의 움직임은 이른바 '게임의 법칙'을 바꾼다. 최근 영국 ARM을 인수한 소프트뱅크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확대에 나선 삼성전자 등이 눈에 띈다. 마윈의 알리바바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거대기업들 역시 생존을 위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삼성전자, 알리바바 등의 최근 인수합병 시도와 그 의미 등을 정리해본다.[편집자]

 

 

'게임 체인저'. 기존 시장의 질서를 바꿀만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을 의미한다.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던 애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검색 등을 통해 전세계를 하나로 엮어내고 있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은 기존 산업의 판도를 바꾼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 역시 수년전부터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강조하던 '마하경영'을 지나,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다양한 변화들이 이뤄지고 있다. 사업재편을 통해 복잡했던 지배구조와 사업영역을 정리했고, 내부적으로는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작업도 시작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새로운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다. 삼성이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사업인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를 놓고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기존 반도체 등 부품,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부문 외에 자동차 전장부품을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이 부회장 체제에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M&A 속도 빨라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의 전면으로 부상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과거와 달라진 사업전략이라는 평가가 많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거나 확대하는 과정에서 인수합병(M&A)보다 자체 육성 전략을 주로 구사해왔다.

 

과거 자동차사업 진출시는 물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삼성은 주요 부품사를 수직계열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룹 최고경영진들의 빠른 의사결정과 이같은 사업구조는 세계시장을 석권하며 거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아직도 이런 삼성의 이런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다만 과거에 비해 필요한 기술을 자체 습득하길 마냥 기다리기 보다 인수합병을 통해 그 성장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수년간 삼성, 특히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대상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반도체 등 핵심부품은 물론 스마트폰 및 가전 사업과 연관된 사물인터넷, 기업간거래(B2B) 등의 영역에 있는 기업들이 주된 대상이었다.

 

실제 삼성은 지난 2015년2월 루프페이를 인수, 이를 기반으로 '삼성페이'를 선보였고, 2014년8월 인수한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공조관련 회사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 등을 인수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이같은 전략 변화에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많다. 과거와 같은 속도로는 변화하는 사업환경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등장한 이후 삼성 최고경영자들의 인수합병(M&A)에 대한 발언도 과감해졌다. "필요하면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겠다"는 말들이 서슴없이 나온다.

 

 

◇ 자동차 전장부품 키우기 '속도'

 

이런 분위기 변화는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향한 삼성전자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말 정기인사를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했을때 당장 전통적인 자동차업계에서는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들이 나왔다.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이 거대하다고 해도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들이 완성차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자율주행이나 텔레매틱스 부문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선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 삼성이 아직 자동차반도체 등의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잠재력만큼은 다른 경쟁자들도 무시하기 어렵다.

 

실제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 BYD에 5000억원 수준의 지분투자를 하고, 총 거래규모가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는 이태리 자동차부품회사 마그네티 마렐리(Magneti Marelli)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육성을 위한 과감한 베팅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기존 주력사업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래 자동차 시장에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설에 대해 "확인해줄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강력한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만일 이번 인수건이 무산된다고 해도 삼성이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확대를 위해 M&A 카드를 꺼냈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있는 부분이다. 기존 시장에 단시간내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사업확대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이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신규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성공여부는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일단 나쁘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이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인수합병 시도는 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사물인터넷 시대가 개막하면 자동차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의 새로운 성장분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인수합병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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