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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FC]③치킨 한조각 팔면 25%가 임차료·로열티

  • 2016.08.10(수) 09:33

작년 로열티 100억, 수백억 임차료 부담까지
영업이익 10분의 1로 급감, 매각계획도 수정

 

국내에서 KFC를 운영하는 SRS코리아(이하 SRS)가 지난해 KFC 본사측에 지급한 로열티가 100억원을 넘었다. 매장을 직영체제로 운영하면서 건물주에게 지급하는 임차료도 크게 늘어 SRS의 영업이익은 불과 2년만에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SRS는 지난해 싱가포르 소재 'KFC 레스토랑 아시아'에 기술사용료 명목으로 104억원을 지급했다.

KFC 레스토랑 아시아는 KFC·피자헛·타코벨을 운영하는 글로벌 외식브랜드 '얌(YUM)'의 자회사로 SRS는 매년 매출액의 약 6%를 얌측에 로열티로 지급해왔다. 지난 2012년 85억원이던 로열티는 2013년 93억원, 2014년 96억원으로 슬금슬금 오른데 이어 지난해는 100억원을 넘었다.

 

 

매출과 연동된 구조라 매출이 늘면 로열티도 증가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얌은 다른 외식브랜드에 비해 더 높은 로열티율을 적용해 SRS의 부담을 키웠다.

실제 2012년까지 KFC와 함께 SRS에 소속돼있던 버거킹은 매년 4% 안팎의 로열티를 본사에 지급한다. 과거 매출액의 5%를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했던 한국맥도날드도 지금은 사실상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더는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FC의 매장이 직영체제로 운영되는 점도 SRS의 비용부담을 가중시켰다. 지난 6월말 현재 전국에 있는 KFC 매장 214개는 모두 직영매장이다. 가맹점은 한 곳도 없다. 직영으로 운영시 맛과 서비스 품질, 브랜드의 통일성을 수월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매장운영 비용을 한국법인(SRS)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가장 큰 비용은 임차료다.

SRS는 지난해 임차료로 건물주들에게 345억원을 지급했다.

 

한해 전에 비해 임차료가 40억원 가까이 늘었다. 매출액에 견주면 임차료 비중은 20%에 달하고, 전체 판매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이른다.

 

KFC가 오리지널 치킨 한 조각(2000원)을 팔았다면 그 가운데 400원은 임차료, 100원은 로열티로 새나간 것과 다름없다.

과도한 임차료와 로열티 등으로 SRS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69억원) 대비 84% 감소했다. SRS의 주인이 사모펀드인 CVC캐피털로 바뀌기 직전(2013년) 115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불과 2년만에 10분의 1로 줄었다.

KFC의 임차료 부담은 버거킹과도 곧잘 비교된다.

 

SRS로부터 떨어져나온 뒤 2013년부터 가맹점을 내기 시작한 버거킹이 지난해 부담한 임차료는 371억원이다. 한해 전(385억원)과 비교하면 임차료가 4% 줄었다. 그 사이 버거킹의 매장수가 30개 증가(199개→229개)한 점을 감안하면 가맹사업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현재 버거킹은 전체 매장(6월말 현재 236개)의 25%를 가맹점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 본사가 KFC의 가맹사업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설사 허용하더라도 치킨 브랜드가 난립해 있고, 글로벌 브랜드가 골목상권까지 침해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가맹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각설에 오르내리기도 했던 KFC는 매각 대신 기업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실적부진이 지속되면서 인수자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진무 KFC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각 계획은 전혀 없다"며 "일단 실적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2018년경이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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