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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의 M&A]③마윈 '콘텐츠'에 꽂히다

  • 2016.08.12(금) 09:22

중소기업 성장 발판 마련으로 영웅 대접
전자결제시스템→미디어 사업으로 확대

기존 산업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대한 고민이 깊다. 앞선자들의 움직임은 이른바 '게임의 법칙'을 바꾼다. 최근 영국 ARM을 인수한 소프트뱅크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확대에 나선 삼성전자 등이 눈에 띈다. 마윈의 알리바바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거대기업들 역시 생존을 위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삼성전자, 알리바바 등의 최근 인수합병 시도와 그 의미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중국에선 영웅으로 일컬어진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혁신으로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급부상하는데 밑거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사업이 중심인 알리바바는 특히 중국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도움을 줬다. 알리바바를 통해 외국 기업들이 중국 내 중소기업 제품을 손쉽게 접해 구매하기 시작해서다.

 

한 IT 업계 전문가는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가 많은 중소기업의 구원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마윈은 인터넷을 통해 중소기업들에게 글로벌 진출이란 꿈과 희망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마윈이 중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영웅으로 추앙받았다면 전자상거래 역량 강화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점은 기업가로서의 능력도 입증한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마윈은 중국 기업가 중 최초로 포브스(Forbes) 표지를 장식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창조자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전자상거래 웹 사이트다. 미국 증시 상장 전인 2013년 매출은 1조 위안(약 1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외국기업을 중국 제조업체와 연결하는 B2B(기업 대 기업)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소비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C2C) 타오바오(Taobao),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B2C) 티몰(Tmall) 등을 통해 전자상거래 전 영역에 걸쳐 사업 기반을 갖췄다.

 

이 과정에서 마윈은 여느 전자상거래 기업과는 달리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고, 대신 회원 연회비를 알리바바닷컴의 주 수익원으로 삼는다. 13억명이 넘는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다. 이후 타오바오도 무료 정책을 실시해 C2C 시장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결제시스템(Alipay)과 물류(Cainiao), 공동 구매(Juhuasuan) 등으로 전자상거래 부문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뢰성 및 안전성이 높은 결제 시스템 도입을 통해 완전한 전자상거래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다.

 

그룹 대표기업인 알리바바닷컴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갖춘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강화를 위해 하이차이나(Hi China)를 인수했다. 중국을 넘어 해외 고객 확보를 위해  야후와 옥티바(Auctiva) 등을 대상으로 전략적 투자도 단행한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마윈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뿐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쇼핑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 분야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중국 최대 동영상포털인 ‘Youkou Todou'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인수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을 마련한 마윈은 미디어콘텐츠와 교육, 음악과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 부문 기업을 인수하며 모바일 경쟁력을 강화했다.

 

◇ 미디어 기업 인수, 새로운 옷을 입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4년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자금조달 금액으로 10억달러(약 1조3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미국에선 알리바바 상장 시 시가총액이 136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사업에 치중한 사업구조는 실적 변동성이 컸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마윈이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이유다.    

 

마윈은 신흥국 시장 기업 및 미디어 기업을 M&A 대상으로 삼았다. 우선 알리바바는 지난해 폭스콘과 함께 인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스냅딜에 5억달러를 합작 투자했다. 스냅딜은 인도의 오픈마켓 사이트로 투자 당시 기업가치만 47억달러로 평가됐다. 알리바바의 스냅딜 투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전자상거래 사업을 근간으로 성장한 알리바바의 신흥국 전자상거래 기업에 대한 투자는 일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부분도 있다. 반면 미디어와 콘텐츠 기업 인수에 나선다는 점은 새롭다. 특히 언론 매체에 눈독을 들이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중국 최대 경제지인 다이차이징르바오에 12억위안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작년 말에는 홍콩의 유력 영자신문인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 및 이 회사 미디어 사업부를 약 318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알리바바는 2014년 차이나비전미디어그룹을 인수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를 통해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업을 기반으로 IT 플랫폼을 갖춘 만큼,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유통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마윈의 생각이다.

 

다이차이징르바오 인수 당시 마윈은 “알라바바 고객 정보와 미디어 콘텐츠를 더하면 풍부한 정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새로 인수한 매체와 기존 서비스를 융합할 것이란 계획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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