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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구조조정]③올해가 마지막 골든타임

  • 2016.04.19(화) 09:30

2008년 금융위기 구조조정 후 지금껏 방치
지금도 말발 약한 금융위원장이 컨트롤타워

4.13 총선이 끝나자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지난 10년간 단한번도 제대로된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던 우리 경제가 내년 대선 정국 이전 마지막 골든타임을 맞았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우리 경제와 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다. 현대상선 등 조선·해운업이 그 첫번째 시험대다. 정치 이슈를 벗어던지고 순수한 경제 논리로 과감한 구조조정을 이뤄낼지 짚어본다.[편집자]
 

 

 
2008년 11월. 정부가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에 대응해 기업 구조조정 전담팀을 꾸렸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만들어진 '기업재무구조개선단(기재단)'이다. 그보다 10년 전인 IMF 위기 당시 설립했던 '구조개혁기획단'과 비슷한 부서였다. 이 팀은 이후 3년간 조선·해운·건설 업종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 8년 전에도 미적지근했던 정부 주도 구조조정

기재단은 당시 건설사들과 중소형 조선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한편에선 '소리만 요란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일단 금융감독원장이 단장을 맡아 조직의 위상도 높지 않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단호한 정책을 내놓는 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책 담당자들의 보신주의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등 최근 몇 년 간 구조조정 대상으로 입길에 오르내리는 기업들은 이때 살아남았다. 이후 2011년, 나름 구조조정 컨트롤타워였던 기재단은 해체됐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당시 중소 업체 위주로 정리한 뒤, 큰 기업들의 경우 자율 구조조정의 명목으로 사실상 손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보신주의'에 불씨 남겼던 선례…이번에도?

8년 전에 남겨둔 불씨들이 이젠 우리나라 경제의 '뇌관'으로 커버렸다. 정부는 기재단을 해체하면서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구조조정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동안 사실상 방치해왔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STX조선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STX조선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산업은행으로부터 4조원을 대출받으며 '연명'해왔다. 대우조선과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도 채권은행이 구조조정의 적기를 놓치며 부실을 키워왔다.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부실이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은 3471개에 달한다. 전체 기업 중 14.4%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다. 지금은 내년 대선 정국이 오기 전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지적이 많지만, 8년 전에도 그랬듯 '소리만 요란하다'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8년 전처럼 지금도 힘 있는 경제부총리가 아닌 말발 안 먹히는 금융위원장이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금융위는 19일 그동안 진행했던 5개 업종(조선,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구조조정협의체 실무회의와 관련, "추가로 (논의할) 업종이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현재까지 추가 논의가 필요한 업종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모호한 언급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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