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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또 반쪽 혁신...'낙하산 어쩔 수 없다'

  • 2016.10.31(월) 14:29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또 혁신안 내놔
퇴직 임직원 구조조정 기업 재취업만 금지

산업은행이 지난 6월에 이어 또 혁신안을 내놨다. 퇴직 임직원의 구조조정 기업 재취업을 전면 금지하고, 출자회사관리위원회의 독립성도 강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은 막았지만, 정부 낙하산 방지 장치는 이번에도 빠졌다. 그러면서 이번 혁신안을 주도한 KDB혁신위원회가 들러리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 구조조정 기업 재취업 전면 금지

KDB혁신위는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금지를 골자로 하는 '산업은행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내부심사를 거치면 재취업을 허용했던 지난 6월 혁신안보다 한 발 더 나간 내용이다.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경영진 추천도 해당 기업과 함께 채권단이 아닌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겨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다. 경영관리단 자격 요건과 윤리 기준도 강화한다.

출자회사관리위원회의 독립성도 확대한다. 9명의 위원 중 산업은행 위원을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사외 위원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보유 중인 출자회사 주식을 시장 가격에 매각한다는 원칙도 정관과 내규에 명시하도록 했다.

지배구조도 개선한다. 산업은행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해 후보군 중에서 이사를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사회의 경우 상임이사를 폐지하고,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키로 했다. 감사위원회를 도입하고, 준법감시인의 역할도 강화한다.

재무 건전성도 강화한다. 정부 출자와 자본확충펀드 활용을 최소화하고, 투자자산 매각과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키로 했다. 부실 여신비율은 올해 6월 기준 6.15%에서 2020년까지 2.5%로 낮추기로 했다.

인력과 비용 감축 계획도 밝혔다. 산업은행은 현재 3193명인 직원 수를 2021년까지 10% 줄이고, 올해 임원 연봉도 작년보다 5% 줄이기로 했다. 부행장급은 올해 말까지 11개에서 9개로 줄이고, 9개의 지점 폐쇄도 기존 2020년에서 2017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 정부 낙하산은 못 막아…들러리 선 혁신위

반면 정부 낙하산을 금지하는 내용은 이번 혁신안에서 빠졌다. 산업은행은 다만 외부 혁신위원 의견란에 "정부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를 통해 전 경영진을 추천하되 낙하산 금지, 높은 전문성과 독립성 등 자격 요건 요구"라는 내용만 포함했다.

정부 낙하산을 금지해달라는 외부 혁신위원의 의견이 정작 혁신안에선 빠지면서 혁신위가 들러리만 선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김경수 KDB혁신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 입김을 차단하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행 산업은행법상 산업은행은 정부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개입을 차단할 수 없다"면서 현실적인 문제점을 토로했다.

구조조정 기업 이외에 산업은행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출자회사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 재취업을 막는 방안이 빠진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PF기업 재취업 인사들은 은행권 자금관리를 맡는 등 업무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면서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일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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