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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터 아파트]①의정부에 부는 분양훈풍..배경에는

  • 2016.11.22(화) 16:36

공원부지 30%에 아파트 짓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지자체-건설사 '상호윈윈'..수원·인천 등도 적극 추진

공원 부지 아파트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본래 공원을 조성해야 할 땅이지만 지방자치단체 재정 문제로 부지 일부에 아파트를 지어 팔 수 있도록 민간에 내주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만들게 하는 방식이다. 서로 윈윈하는 사업 구조지만 건설사에 과도한 특혜가 돌아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시 내 녹지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도 생각해 볼 부분이다. 최근 늘기 시작한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을 짚어본다. [편집자]

 

올 3월 롯데건설이 의정부 호원동에서 분양한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1순위 청약 1681가구(특별공급분 제외) 모집에 8536명이 신청해 평균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정부에서 7년만에 나온 1순위 마감이었다. 2003년부터 작년까지 의정부에 공급된 15개 단지 평균 경쟁률이 0.5대 1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대흥행'이었다.

 

지난 10월 대림산업이 의정부 신곡동에 분양한 분양한 'e편한세상 추동공원'도 계약 시작 7일만에 1561가구에 대한 계약을 모두 마쳤다.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2대 1을 나타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124㎡에서 나왔는데, 5가구 모집에 51건의 청약접수가 몰려 10.2대 1의 경쟁률로 당해지역에서 마감됐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의정부서 첫 선..민간공원 특례사업이란

 

두 주택사업의 공통점은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이란 점이다. 민간 기업이 도시계획시설 상 공원으로 지정된 땅 중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한 뒤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부지에 아파트 등을 짓는 방식이다. 공원용 땅으로 지정됐지만 실제 개발되지는 않고 있는 공원을 빨리 조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9년 이 같은 특례제가 도입됐다.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들이지 않고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 건설사들은 택지공급이 점점 줄어드는 주택시장에서 사업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 한 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이다. 의정부는 이 같은 사업 구조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로 꼽힌다. 지정된 지 수 십년 된 공원부지가 있지만 경전철 실패 등으로 재정이 열악해져 손도 못댄 공원 부지가 많아서다.

 

무려 62년 전인 1954년 지정된 가능동·의정부동·호원동 일원 직동근린공원이 대표적이다.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이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민간에 인센티브로 땅이 주어져 지어지는 단지다. 전체 42만7617㎡ 공원부지에서 2개 블록 8만4000㎡의 주택사업 용지가 사업을 제안한 민간 시행사 아키션에 제공됐다.

 

신곡동·용현동 일원 추동근린공원 부지는 규모가 더 크다. 역시 60여년 전 지정된 공원부지 총 면적이 123만8313㎡다. 이 가운데 86만7804㎡의 공원 미조성 부지에 시행사 유니버스코리아제일차의 사업 제안이 이뤄졌다. 2개 블록 15만5000㎡에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두 블록 중 하나에는 지난달 'e편한세상 추동공원'이 분양됐고, 나머지 한 블록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할 '힐스테이트 추동파크'(177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 서울 면적 맞먹는 '미집행 공원부지'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공원 터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은 이제 막 불붙기 시작했다. 의정부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방치돼 있는 공원부지는 서울 면적(605.2㎢)만큼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시계획시설상 공원으로 지정된  부지 면적은 전국 1020㎢에 달한다. 하지만 지자체의 재정 부족으로 방치된 땅 면적이 작년말 기준 지정 면적 59.6%인 608㎢다.

 

현재 수원, 인천 등 수도권 도시들과 원주, 청주 등 지방 도시들이 민간 공원 특례제를 활용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원은 1969년 지정된 영흥근린공원(45만6246㎡) 부지를 이 방식으로 조성키로 하고 지난 4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내년 6월부터 편입토지에 대한 협의보상을 시작한다. 대우 컨소시엄은 부지 중 10만6000㎡에 아파트 등을 분양해 수익금으로 공원을 조성하게 된다. 내년부터 2019년까지 모두 3420억여원을 투입해 수목원형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광역시는 동춘·검단17호·희망·마전·동춘근린공원 등 5곳에 대해 지난 5월 사업자 지정을 마쳤다. 이어 연희·송도2·검단16호·무주골근린공원 등 4곳에 대해 내달까지 민간사업자 제안 공모를 접수 중에 있다. 남양주시에서는 마석·도농근린공원 등에 민간 사업자 공모가 진행중이다.

 

강원도 원주의 경우 46만여㎡ 규모의 중앙근린공원을 구역별로 나눠 사업을 추진중이다. 지난 9월 1구역에 사업협약을 체결했고 2구역은 공모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밖에 충북 청주, 전남 순천, 광주, 부산 등도 크고작은 규모의 민간공원 사업에 앞다퉈 착수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택지 공급을 축소키로 하면서 주택사업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자체의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주변에 녹지를 확보한 괜찮은 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사업 물량 확보의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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