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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눌렸던 '金의 귀환'

  • 2017.02.02(목) 10:48

연초이후 달러 강세 주춤하자 반등 시도
인플레 상승 환경 부각…수급도 우호적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금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강달러 위세에 눌려있다 올들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더해 올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를 감안할 때 투자매력이 한껏 부각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주요 금 소비국들의 수요 증가도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 1달새 5% 껑충..달러와 디커플링 뚜렷

 

작년 연말 온스당 1130달러를 밑돌았던 금 가격은 이달 들어 120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한 달 간 오름폭은 5%에 달한다. 월간수익률로는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성과다.

 

금값 상승 뒤에는 우선 달러가 자리한다. 금값이 지난해 연말까지 내리막길을 걸은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달러 강세가 작용했고 연초 들어 달러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금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금 가격은 달러와 금리 흐름에 민감하게 작용해왔다. 지난 2015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금리가 오르자 금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중국 증시 급락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 시장 위험이 부각되면서 온스당 1300달러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7월 이후 금리가 오르고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 값이 폭등하면서 금 가격도 하락세를 탄 것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트럼프 불확실성에 인플레 기대까지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을 재개하면서 올해 금리가 상승세를 탈 전망이지만 당장은 트럼프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금 가격에 힘을 싣고 있다. 달러 강세가 과도하게 진행된데다 향후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달러 약세 전망이 나오는 것도 금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헤지펀드 매니저는 CNBC에서 "트럼프의 핵심 정책이 뚜렷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금을 5대 투자대상 중 하나로 지목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중인 재정정책과 보호무역 강화가 달러 가치 면에서는 모순된 시그널을 던진다"며 "시장 리스크가 간헐적으로 급등하면서 금 가격을 강하게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1200달러 이하에서는 비중을 확대하라는 조언이다.

 

트럼프 정책과 무관하게 인플레 상승에 무게가 실리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플레 기대가 지속되는 한 금 투자매력은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인플리 기대가 부각되면서 금 관련 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대개 중국의 인플레가 상승하는 시기에 금 가겨이 강세를 보였는데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가 반등 중이고 국제 유가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선 결정 이후 50달러 선에서 지지되고 있다.

 

◇ 수요 커질 시기..자산배분 매력도 커

 

이밖에 통상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수급도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평소 금 소비가 높은 중국과 인도 모두 수요가 커질 수 있는 시기다. 중국과 인도는 전 세계 금 소비 가운데 각각 23.9%와 32.8%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B증권은 "중국 춘절 연휴와 인도 결혼 시즌이 진행되면서 중국과 인도 모두 금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안전자산으로서의 수요도 틈틈히 더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불확실성 외에 상반기중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우려가 부각된데 이어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 대선에서 극우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올해 최대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이처럼 금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 금 펀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설정된 금 펀드들은 연초 이후 금 가격을 따라 상승, 일부 펀드는 수익률이 10%를 넘어섰다. '블랙록월드골드증권투자신탁(H)'의 경우 올들어 지난 1월26일까지 수익률이 13.3%에 달하고 '한국투자킨덱스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합성H)'도 12%를 기록했다.

 

다만 금 투자에만 주력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의 편입이 조언된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금 투자 매력은 자산배분 관점에서 찾을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채권과 주식 방향성이 비슷해지면서 금이 변동성을 낮추는 자산으로 투자매력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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