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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봄은 멀었나

  • 2013.03.26(화) 14:42

봄이다.

화냥기처럼 설레는 봄, 봄날이다’(이수익, 봄날에2) 봄은 무성한 여름과 풍성한 가을을 잉태한다. 봄은 시작의 계절이다. 시작을 잘해야 마무리도 잘 할 수 있다. 그래서 시작은 반이다.

 

시작을 잘한다는 것은 무얼까.

우선 스타트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육상이나 수영 종목에서 스타트는 절대적이다. 우사인볼트도 박태환도 스타트가 늦으면 낭패를 본다. 부정 출발도 금물이다. 1등을 하더라도 자격을 잃는다. 불공정하면 믿음을 얻을 수도 다시 설 수도 없다.

 

박근혜 정부의 출발은 스타트 타이밍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인사에 따른 부정 출발 시비로 얼룩졌다. 정부조직법은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만에 통과됐고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장차관급 12명이 이런 저런 사유로 낙마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준비된 대통령’ ‘인사 대탕평을 소리 높여 외쳤다. 하지만 첫 단추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부터 헛발질을 하더니 대탕평대신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에 코드를 맞췄다. 장관급, 차관급,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인사 때마다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역시나로 끝났다.

 

그동안 입을 닫았던 새누리당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박근혜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서병수 사무총장은 제도 개선과 필요하다면 관계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인사 검증 기능이 먹통이 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 책임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 박 대통령은 인사와 관련해,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골라 쓰면 되는 일이라 어렵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의 인사 논란은 전문성만 강조해서 생긴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낙마 인사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인사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 전문성은 물론이고 참신성과 도덕성도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여기에 지연 학연 등을 감안한 대탕평 카드를 다시 꺼내들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52%만의 정부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다. 그의 실패는 대한민국 국민의 불행과 직결된다. 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면 이제라도 인사 원칙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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