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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워 4.0]③생활속에 파고들다

  • 2017.04.12(수) 09:42

간편 해외송금·간편 지급결제에 목소리 인증까지
대화형 금융 촉발…금융비서·금융봇도 곧 나올듯

전쟁이다. 자본금 2500억원에 불과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대형 시중은행에 '전쟁'을 선포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세운 카카오뱅크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짐짓 여유를 부리던 기존 은행들은 케이뱅크의 초반 돌풍에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나쁠 게 없다. 더 편하게 은행을 이용하고 좋은 금리의 상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은행권에도 밀려오고 있다. [편집자]

 

 

"김상상님 이번달 지출 금액은 총 220만원입니다. 지난달보다 조금 줄어들었군요. 현재 계좌 잔액은 100만원입니다. 이번에 나온 예금 상품 금리가 2%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습니다. 잔액 중 일부는 예금에 넣거나 4% 수익률이 예상되는 펀드에 투자하는건 어떠신가요?"

"예금에 30만원 넣어주고, 50만원은 미국에 있는 조카에게 보내줘"

"김상상님 본인 맞으십니까"

"응"

"김상상님 음성 인증되셨습니다. 예금 가입, 해외 송금 완료했습니다. "


인공지능(AI)뱅킹이 성큼 다가왔다. 알아서 자산내역을 살펴주고, 자산관리 상담까지 척척 해준다. 목소리 인증만으로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카카오뱅크 역시 간편 해외송금, 간편지급결제 등의 서비스를 앞세워 출격을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들도 더 쉽고, 더 빨라진 간편송금 간편인증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더욱 간편해진 금융서비스는 궁극적으로는 알아서 척척 해주는 금융비서, AI뱅킹으로의 진화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금융이 더는 별도의 영역이 아니라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 더 간편하고 더 싼 해외송금·결제까지

2호 인터넷은행이 될 카카오뱅크는 K뱅크와의 차별점을 해외 송금을 꼽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최근 기자 브리핑에서 "해외송금 서비스는 편의성이나 가격 측면에서 눈에 띌 것"이라며 "현재 시중은행 해외송금보다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송금 업무가 이미 핀테크업체 등에 개방되면서 시중은행들도 모바일을 이용해 더 싸고 쉽게 해외송금할 수 있는 방식을 속속 도입했다. 수취인 핸드폰 번호 혹은 이름 만으로 해외 송금이 가능해졌다. 송금수수료를 낮추거나 해외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도록 해 중개은행 수수료를 면제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신한은행은 수수료가 거의 들지 않는 비트코인 방식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또 계좌를 이용한 지급 및 결제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VAN·PG사를 없앤 결제 프로세스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에 고객에게 포인트 등의 혜택으로 돌려준다. KEB하나은행도 이와 유사한 주문 및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문자를 이용해 송금하는 '텍스트뱅킹'을 활용해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제휴처에 주문·결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인공지능TV 기가지니 광고 화면 캡쳐


◇ 금융봇·금융비서가 알아서 척척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던 금융비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금융상태 점검·관리, 맞춤형 상담, 고객 질의응답 등 실시간 상담을 해주는 금융봇을 준비하고 있다. K뱅크는 이미 KT에서 내놓은 AI '기가지니'를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지니의 최근 TV광고를 보면 "지니야 송희한테 영상통화!"라고 외치자 영상통화가 바로 연결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 "지니야 송희한테 50만원 보내줘"라고 말하면 송금이 이뤄지는 것이다.


AI뱅킹을 위한 은행들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텍스트뱅킹이나 우리은행에서 최근 선보인 음성인식 AI뱅킹 '소리(SORi)' 등이 금융비서로 가는 초기 단계나 다름 없다. 모바일 내에서 문자든 음성이든 대화 방식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비서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인 셈이다. 

우리은행은 모바일을 벗어나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뱅크가 기가지니와 손잡은 것처럼 통신사, 제조사 등에서 선보인 IOT기기, 인공지능 기기에 금융을 추가하는 식이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지금은 고객이 (앱에) 찾아와서 클릭하면 반응하는 식으로 수동적인 형태이지만 앞으론 은행이 먼저 반응을 하고 먼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처음엔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지만 앞으론 사물인터넷을 통해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인증 방식 또한 목소리로도 가능해진다. 우리은행 '소리'의 경우 목소리로 반응을 하지만 인증방식은 보안문제로 지문을 이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갤럭시S8을 통한 홍채인증 결합뱅킹 서비스를 시범운영하면서 앞으론 음성 기반 인공지능서비스도 출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터치하지 않고도 음성과 홍채인증 만으로 뱅킹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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