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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나쁜 담배 '아이코스', 성공할까

  • 2017.05.17(수) 16:30

필립모리스, 위해성 낮춘 궐련 전자담배 출시…세금은 논란
KT&G 전자담배TF 꾸려 대응

담배업계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가를 받은 필립모리스의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국내에 상륙한다. 필립모리스는 30억달러(3조4000억원)를 들여 기존 담배(궐련)보다 유해물질을 90% 낮춘 아이코스를 개발했다. 아이코스는 일본 담배시장에서 9%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한 만큼 국내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위해성 90%↓"

17일 한국필립모리스는 간담회를 열고 다음달 6일부터 아이코스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아이코스는 홀더에 담뱃잎으로 만든 히츠를 끼워 피는 일종의 전자담배이다. 기존의 전자담배가 액체 성분인 반면 아이코스는 실제 담뱃잎을 사용한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아이코스의 핵심기술은 담배를 불에 태우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르 등 기존 담배의 유해물질은 담뱃잎이 800℃로 타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전자 온도조절 장치를 이용해 온도를 350℃로 낮췄다. 필립모리스는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히팅한다"고 설명했다. 담배 '연기' 대신 '증기'라고 표현했다.

 

▲ 필립모리스 '아이코스'는 히츠(왼쪽부터)와 홀더, 포켓 충전기로 이뤄졌다.


정 대표는 "담배의 독성·발암 물질은 담배가 불에 탈 때 연기에서 발생한다"며 "독성 물질은 최소화하면서 니코틴을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니코틴은 중독성은 강하지만 유해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모이라 길크리스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R&D 박사는 "아이코스 증기는 담배 연기보다 유해물질이 90% 이상 감소했다"며 "실내에서 아이코스를 피워도 유해물질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흡연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 임상시험 결과, 아이코스로 전환한 흡연자는 금연한 대조군과 비슷한 수치로 유해물질에 적게 노출됐다"고 강조했다.

아이코스는 다음달 5일 서울 지역 편의점 CU 등에 먼저 선보인 뒤 올 하반기부터 전국에 판매할 예정이다. 아이코스 가격은 12만원으로, 웹사이트에선 9만7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담뱃잎으로 만든 히츠 가격은 팩(20개)당 4300원이다.


◇ 전자담배냐 궐련이냐 '세금' 논란

아이코스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만큼 논란도 있다. 우선 세금 문제다. 아이코스는 기존 담배와 같은 세율의 담배소비세, 건강증진부담금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개별소비세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아이코스를 기존 전자담배로 볼지, 신종 담배로 볼지 판단 기준이 애매해서다.

히츠는 기존 전자담배보다 낮은 개별소비세를 적용해 우선 출시된 만큼 향후 개별소비세 변화에 따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아직 국회에서 개소세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제품 출시를 미룰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이코스 증기에 유해성분이 적게 포함됐더라도 실내에서 흡연은 법적으로 금지된다. 정 대표는 "국내법상 모든 담배는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 = 이명근 기자]


◇ KT&G, 태스크포스 구성해 대응 준비

아이코스 등장이 예고되면서 경쟁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2015년 9월 일본에 출시된 아이코스는 올 4월 기준 일본 담배시장의 8.8%를 차지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영국과 독일, 스위스 등 25개국 200만명이 아이코스를 통해 담배를 피우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개발에 30억달러를 투자했고, 올 1월 회사 홈페이지에 '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영국계 담배회사 BAT코리아는 연내 비발화가열담배인 '글로'의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기계장치를 이용해 쪄서 흡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는 작년 11월 일본 센다이 지역에 먼저 소개됐으며, 이번달에 10개 도시로 확대될 예정이다. BAT 본사는 올해 초 미국 담배 회사인 레이놀즈 아메리칸(Reynolds American)을 494억달러(57조8000억원)에 인수하며 전자담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담배회사 KT&G는 전자담배 시장에 늦게 뛰어들었다. KT&G는 지난해 5월 전자담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현재 개발중이다. KT&G가 최근 전자담배를 제조하는 설비를 독일회사에 발주했다고 알려지고 있지만 "출시 계획이나 발주 상황 등은 영업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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