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전 주식 시세에 성패
SKC솔믹스 증자가 갖는 특징은 성패(成敗)가 오로지 주가에 달려 있다는 데 있다. 청약이 미달하더라도 미달주식을 대표주관회사인 교보증권 등 3개 증권사가 전량 인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 시세가 앞으로 좋게 형성되고 이를 통해 발행가격을 높게 받음으로써 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오는 게 SKC솔믹스로서는 최선이다.
일반공모 증자의 경우 발행가는 청약 3일전을 기준으로 과거 3일간의 가중산술평균주가(총거래금액/총거래량)를 기초로 산출된다. 여기에 기업이 자율적으로 할인율을 붙여 발행가를 정하게 되는데 SKC솔믹스의 경우 할인율은 30%다. 증자 결의 당시 이 같은 방식으로 산출한 예정발행가는 1650원(기준주가 2354원×70%)이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SKC솔믹스는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환경은 SKC솔믹스의 기대와는 딴판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10일 증자 결의가 있자 SKC솔믹스의 주가는 이튿날 하한가로 추락한 뒤 16일까지 4일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1770원에 머무르고 있다. 만일 최종발행가격이 이 수준에서 결정된다면 조달자금은 150억원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SKC 소유 BW 워런트 향방 관심
SKC솔믹스는 이번에 유입되는 증자자금을 전액 외환은행 100억원 등 차입금을 갚는 데 쓰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2010년 태양광사업 진출로 인해 2011년 이후 계속된 적자로 결손금이 197억원(6월말 기준)에 달하는 데다 2009년 146억원에 불과했던 차입금이 2126억원으로 불어 재무구조가 매우 나빠졌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SKC솔믹스의 부채비율은 36.2%에서 323.4%로 수직상승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입자금이 축소되면 그만큼 차입금 상환에 쓸 돈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SKC솔믹스 최대주주 SKC로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가뜩이나 지금까지 출자한 돈도 적지 않고, 대규모 평가손실까지 내고 있는 마당에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더디면 추가로 돈을 집어넣어야 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지난 8월말 SKC가 3억원에 사들인 SKC솔믹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은 이를 위한 용도로 해석될 수 있다.
SKC가 매입한 워런트는 주당 행사가격이 2345원으로 주식수로는 총발행주식의 11.0%인 213만주 규모다. SKC가 워런트를 행사하면 50억원 추가수혈이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SKC는 현재 SKC솔믹스 지분 46.3%(901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 1월 인수 이래 투자된 자금이 916억원이나 되지만, 현재 지분가치는 159억원으로 6분의 1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