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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북한 리스크…이번에도 잘 넘을까

  • 2017.08.10(목) 10:28

변동성 높인 후 반등…과도한 비관론 경계
조정 빌미로 작용 우려…사드 부담도 커져

북한 리스크가 다시 증시에 암운을 드리웠다. 지난 4월 위기설을 시작으로 올해만 벌써 4번째다. 북한 이벤트는 매번 일시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잦은 주기로 반복되면서 그간 크게 오른 주식시장의 조정 빌미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괌 포위사격 카드를 내걸면서 자칫 무력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북 정책을 놓고 중미 갈등이 확산할 경우 사드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한 달 간격으로 잦은 대북 리스크

 

지난 8일 미국과 북한이 다시 한번 날을 세우면서 대북 리스크가 또다시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자 북한 역시 미국의 군사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사격하겠다고 맞대응에 나섰다. 이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과 외환시장이 모두 약세를 보였고, 밤사이 글로벌 증시도 크게 움츠러들었다.

 

올해 들어 4월 이후 대북 리스크는 거의 한 달 간격으로 반복되고 있다. 트럼프 취임 후 대북 강경노선을 지속해온 미국은 지난 4월 시리아를 공습했고 북한의 공습설이 제기되면서 시장을 한차례 강타했다. 5월 들어서는 미사일 발사에 나서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다시 고조시켰다.

 

지난 7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는 중대발표를 하면서 시장이 한차례 움찔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보도와 함께 다시 북미 간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 변동성 키우지만 랠리 흐름 못 꺾어

 

대북 리스크는 그동안 증시 변동성을 일시적으로 키우는 변수에 그쳤다. 이번에도 기존 공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평가다. 미국과 북한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실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4월 초 북한 침공설 당시 30포인트가량 하락한 후 반등했고, 5월 중순쯤에는 숨 고르기에 그쳤다. 7월 4일에는 14포인트가량 하락했고, 전날(9일) 역시 1% 이상 조정을 받았지만 10일에는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한 이벤트가 터질 때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긴 했지만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수준에 그쳤다"며 "과도한 비관론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이 7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지만 아직은 차익실현에 무게가 실린다. NH투자증권은 통상 7개월 연속 순매수 후 평균 한 달 정도의 차익실현을 보였다는 점에서 순매도 흐름이 길어지진 않을 것으로 봤다.

 

최근 증시가 크게 올랐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시장의 할인율은 글로벌 시장 대비 42%, 신흥국 시장 대비 26%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 37%와 14%보다 오히려 더 커졌다.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간 와중에도 대북 리스크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얘기다.  

 

◇ 조정 국면·사드 리스크 키울 수도

 

다만 코스피가 쉼 없이 오른 후 조정 국면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만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고, 원화 약세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며 "북한 리스크를 극복할만한 반전 포인트를 찾기 어려워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이투자증권도 "북한이 미국의 인내 범위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북한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긴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외국인 매매도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하는 현상이 단기적으로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리스크가 사드와 연결될 경우 부담을 더 키울 수도 있다. 사드 리스크가 중미 간 갈등으로 확대된 만큼 북미 간 대립이 중국과 미국 사이의 골을 더 깊게 만들 수 있어서다.

 

연초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0.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드 관련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북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중미 갈등으로 확산할 경우 3분기에도 사드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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