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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러운 BNK' 형님리더십 통할까

  • 2017.09.10(일) 10:34

BNK금융지주 김지완 신임 회장 '친화력' 강점
'내부사정 어둡고 은행 경험없는' 한계 넘어야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사진)이 차기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발탁됐다. BNK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김 전 부회장을 새로운 리더로 확정했다.

김 내정자는 증권사 사장으로 수년간 일해 리더십을 인정받는다. 부산 지역 신망도 높아 BNK금융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낙하산' 논란에 따른 내부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다. 김 내정자가 외부 출신이라는 한계를 넘고 오랜 경영 공백을 겪은 그룹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부산인맥 화려…'형님' 리더십 주목

김 내정자가 발탁된 건 BNK금융을 쇄신할 적임자로 마음을 끌었기 때문이다. BNK금융은 성세환 전 회장의 엘시티 대출, 주가 조작으로 기존 경영진의 적폐가 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회장이 이사회 의장, 부산은행장 겸직으로 권력을 독점하면서 경영진의 견제를 받지 못했다. 김 내정자는 외부 출신인데다 오랜 금융업 경력을 갖춰 그룹을 혁신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내정자의 강점은 오랜 CEO 경험에서 나오는 리더십이다. 그는 증권업계에 40년간 몸 담은 '증권맨'이다. 1977년 부국증권 입사 후 35세에 이사직에 올랐으며 부국증권,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사장으로 일했다. 근속년수가 짧은 증권가에서 14년간 사장을 지내 리더십을 높이 평가 받는다.

두터운 인맥을 활용해 대외 신임도를 높일 인물로도 꼽힌다. 은행 관계자는 "부산 지역 원로인 김 내정자에 대해 '형님이 시끄러운 분위기를 정리할 것'이라는 기대가 실린다"고 말했다. 성세환 전 회장의 주가 조작 논란으로 추락한 지역사회 평판을 회복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BNK금융 내부 사정에 어둡고 은행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오랜 경영 공백을 겪은 그룹을 다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인데다 2012년 문재인 캠프의 경제고문으로 일해 '낙하산' 인사라는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1946년생(71세)으로 적지 않은 나이도 우려를 낳는다.


◇ 논란 넘어 조직 안정시켜야

김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조직 안정이다. BNK금융은 경영 공백 장기화에 따라 조직 기강이 해이해졌다. 회장 인선 과정에서 사외이사, 노동조합의 지지 후보가 갈리는 등 심한 내분을 겪었다. 부산은행 내 부산상업고등학교와 동아대학교 출신들의 파벌싸움, 부산과 경남은행간 감정의 골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내정자는 2011년 지주 설립 이후 첫 외부 출신 회장이다. 외부인에 대한 반감을 넘어 그룹을 안정시켜야 한다. 가뜩이나 회장의 겸직 구조를 깨면서 권력이 예전 같지 않다. 회장이 은행장 등 계열사 대표를 장악하지 못할 우려도 제기된다. 김 내정자가 최대 강점인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효과적으로 통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각종 사업 진행에도 속도를 올려야 한다. BNK금융은 직무대행체제에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그 사이 다른 금융그룹들은 해외 진출, 비은행 강화 등 신 사업 공세에 들어갔기 때문에 서둘러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도 과제다. 조선, 해운 구조조정으로 지역기업이 스러지면서 지방은행의 전통적인 수입원인 기업대출도 쪼그라드는 추세다. 어쩔 수 없이 가계대출에 기대 성장했으나 이마저도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어려워졌다.

BNK금융은 경영 공백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실적을 올렸지만 자산 성장률 둔화로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 비전 선포식에서 2020년까지 총 자산을 14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으나 현재로선 요원해 보인다. 성장 정체를 겪는 가운데 김 내정자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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