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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성공한 박진회…자산관리 실험 뿌리내릴까

  • 2017.09.22(금) 18:17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으로 실적 개선
비용 절감엔 성공했지만 수익성 확보는 과제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박 행장은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으로 실적을 개선한 공을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3년 더 은행장을 맡을 수 있게 됐다. 박진회 행장 2기 체제에서 일반 소매금융을 축소하는 대신 비대면 채널과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박진회식 실험’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차세대 전략 제시, 대대적인 조직개편 이끈 점 인정

씨티은행은 22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박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다음 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임기는 3년이다.

박 행장은 1957년생으로 전남 강진 출신이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씨티은행에 입사했다. 삼성증권 전무로 일하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2년간 씨티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은행장을 맡고 있다.

박 행장이 연임한 건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지점 통폐합을 진행하는 한편, 비대면 채널과 WM센터로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방침을 세웠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17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9% 증가했다.

미국 씨티그룹 등 내부의 높은 신임도 연임에 힘을 보탰다. 박 행장은 최장수 은행장이었던 전임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함께 은행권 ‘최 장수 부행장’이란 타이틀을 갖고 씨티은행 임원으로 일했다. 그만큼 씨티그룹 본사와 임직원들의 신뢰가 두텁다는 얘기다. 지점 통폐합 과정에서 발생한 노동조합과의 갈등도 어느 정도 봉합했다는 평가다. 

▲ 박진회 씨티은행장(사진 제공=씨티은행)


◇ '박진회식 실험' 성공 최대 과제


박 행장의 과제는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실적을 반등시켰으나 지점과 인력비용을 감축한 영향이 컸다. 재무구조를 개선해놨으니 영업력 강화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특히 비대면 채널과 자산관리 특화라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한다.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은 일반 소매금융을 극단적으로 축소해 은행권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특화전략 성공 시 금융산업의 새 지평을 열게 되지만 실패하면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철수 가능성까지 언급될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다.

조직 통폐합 이후의 내부 분위기도 추슬러야 한다. 지점 통폐합을 둘러싼 노동조합과의 갈등은 일단락 지은 상태다. 하지만 갈등 과정에서 고객가치센터와 집중센터 발령이 사실상 한직으로 보내는 것이라는 불만이 제기됐다. 디지털 중심인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을 직원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했던 셈이다. 급진적인 실험에 나서는 만큼 장기적으로 내부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해야 하는 것도 여전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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