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한샘·이케아, '고양 혈투' 개봉박두…전략은?

  • 2017.10.13(금) 17:37

고양시에 잇따라 매장 오픈‥불과 5㎞ 거리
'이케아-롯데·한샘-신세계' 동맹도 '눈길'
한샘 '맞춤형 서비스' VS 이케아 '가성비'


'가구 공룡' 이케아코리아가 경기도 고양시에 2호점을 열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진출해있던 국내 가구 강자 한샘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불과 
5㎞의 거리를 사이에 두고 두 업체가 혈투를 벌일 기세다. 이들이 손잡은 유통업체들도 화제다. 이케아는 롯데와, 한샘은 신세계와 손잡았다. 유통 빅2를 등에 업은 두 대형 가구업체들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점점 커지는 홈퍼니싱 시장

홈퍼니싱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꾸민다는 의미의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다. 홈퍼니싱 시장은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들로 형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를 약 10조원대로 보고 있다. 
가정용 가구 시장이 4조원대, 생활용품시장이 6조원대다. 하지만 여러 산업에 걸친 품목 구성과 영세사업자 비중이 높아 정확한 규모 파악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것은 국내 홈퍼니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가구 시장은 연평균 7%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생활용품시장도 전통적인 가구업체들을 비롯해 패션기업, 유통 대기업 등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홈퍼니싱 시장이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대·중견기업 중심의 시장이다. 이런 현상은 2014년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기 전에 진행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2013년 대·중견 홈퍼니싱 업체들의 출하액은 연평균 16.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 10억원 미만 영세기업들의 출하액은 연평균 3.4%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브랜드 중심으로 옮겨갔다는 이야기다.

현재 국내 홈퍼니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브랜드 파워를 갖춘 업체들이다. 한샘이 매출액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세계 1위 브랜드 파워를 지닌 이케아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이케아는 국내 진출 첫 해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하면서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롯데-이케아 VS 신세계-한샘…전략도 달라


이런 가운데 국내 1위 한샘과 세계 1위 이케아가 경기도 고양시에서 맞붙게됐다. 두 매장은 지하철역 한 정거장 거리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그만큼 가깝다. 이케아 고양 매장은 영업면적 기준 약 1만5000평 규모다. 한 지붕 아래있는 롯데아울렛의 규모까지 합하면 연면적 기준 4만8400여평 수준이다. 지난 8월 오픈한 스타필드 고양은 매장면적 4만989평 규모다. 한샘은 여기에 전시면적 1000평대의 종합전시장을 오픈했다.

단독 매장면적만 놓고 보면 이케아가 훨씬 크다. 하지만 스타필드 고양점의 집객효과를 고려하면 한샘 또한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케아-롯데 동맹'에선 이케아 소유 건물에 롯데가, '한샘-신세계 동맹'에선 한샘이 신세계에 입점한 형태다. 

▲ 이케아 고양 매장 모습.

입점 방식부터 경쟁 관계를 형성한 두 업체는 영업 전략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케아의 경우 '데모크라틱(democratic) 디자인'을 앞세웠다. 디자인과 기능, 품질, 지속가능성, 낮은 가격 등 5가지 요소에 균형을 두고 제품을 개발한다는 의미다. 구매자가 직접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 가구를 중심으로 커온 기업답게 '가성비'를 중시한다. 

반면, 한샘은 '토탈(total) 홈 서비스'를 핵심전략으로 하고 있다. 개별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집이나 방 전체를 설계·시공하는 서비스에 중점을 둔다. 설치 서비스가 들어가는 부엌가구 전문회사로 출발한만큼 컨설팅 서비스에서 지닌 강점을 주요 전략으로 밀고 있다.

◇ 매장 운영 콘셉트도 다르다

두 업체간 주요 전략이 다르다보니 매장 운영 콘셉트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케아 고양점은 서비스가 추가돼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막는데에 주안점을 뒀다. 이에 따라 인테리어 컨설팅 등 고객들이 요구해오는 서비스에도 일부러 제한을 두고 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광명점에서 오픈 스페이스에 마련한 무료 컨설팅 공간 '스페셜리스트 서비스'를 고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고양점에선 프라이빗 공간에 넣었다"면서도 "이케아 회원들에게 한해 예약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받고자 하는 고객은 직접 실측 사이즈를 재와야 한다. 고객이 사이즈를 모를 경우 상담이 어렵다"고 밝혔다.

▲ 한샘의 3D 인테리어 설계 프로그램 '홈플래너' 서비스.(사진 제공=한샘)

한샘은 정반대 콘셉트다. 한샘은 차별화된 인테리어 상담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리하우스관, 키친 & 바스관, 가구관, 생활용품관 등 5가지 관으로 구성된 종합전시장에선 인테리어 코디네이터(IC), 키친 디자이너(KD), 리하우스 디자이너(RD) 등 분야별 공간설계 전문가가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맞춤형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랜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아파트들의 설계도를 모아 만든 3D 인테리어 설계 프로그램 '홈플래너'로 상담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 '홈플래너'는 전국 4만5000여 개의 3D 아파트 도면을 확보하고 있고 단독주택도 손쉽게 구현 가능해 고객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좋다"면서 "홈플래너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집 전체의 어울림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시행착오를 줄이고 가구배치가 끝나는 즉시 견적 확인이 가능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과 이케아의 전략이 완전히 달라 소비자들이 어느 곳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