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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또 연기' 주거복지 로드맵, 무슨 내용 담길까

  • 2017.11.22(수) 08:50

임대주택은 공공성 강화..임대업 등록하면 '당근'
공공분양도 확대..신혼부부 등 계층별 지원책도

문재인 정부가 벼르고, 또 벼려왔던 '주거복지 로드맵'이 내주께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는 대대적인 주택 투자수요 수요 억제 대책(6.19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 8.2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잇달아 발표한 직후부터 임기 동안 펼 '주거복지 로드맵' 공개를 계획하고 있었다.

 

애초부터 문 정부 주택정책의 두 축은 '시장안정'과 '주거복지'였다. 주거복지를 위한 큰 그림도 당초 지난 9월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임대차시장 정보 통합 등 준비 작업에 시간이 걸리고, '냉탕'과 '온탕'이 뚜렷이 분리되는 주택시장 상황 속에 정책 수위 조율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발표가 늦어졌다. 최근 당·정·청 사이 조율은 마쳤지만 포항 지진 때문에 발표 일정이 다시 한 주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임대주택 공급 방향 '다시 공공 중심'

 

주거복지 로드맵의 기본 구상은 매년 공공임대 13만가구 및 공공지원 민간임대 4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문 대통령 대선 공약에 기반을 둔다. 공적 임대주택 비율을 2022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전체의 9%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주거 안정성을 확보해 '전월세 대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의지다. 로드맵은 이를 구체화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임대주택 공급은 목표 물량 확대에 더해 '공공 역할 강화'와 '장기성 확보'로 방향을 잡았다. 전 박근혜 정부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박 정부에서는 기업의 임대주택사업 참여, 다주택자 양성 등 민간을 통한 임대 공급에 중심을 뒀다.

 

문 정부는 다시 공공부분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5·10년 임대 뒤 분양으로 전환되는 임대주택 비중을 줄이고, 30년 이상 임대를 지속할 수 있는 '국민임대·영구임대' 등을 늘리는 방침이 이번 로드맵에 담길 것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예산을 수립하면서 국민임대 공급량을 올해(1만2600가구)보다 6400가구 많은 1만9000가구로 잡았다. 영구임대도 올해 3000가구에서 내년 5000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반면 5·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는 올해 2만2000가구에서 내년 1만4000가구로 8000가구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도 공공성을 대폭 강화해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변모시킨다. 택지공급, 용적률 상향, 사업비 기금 출자 등 사업자에 주는 유인은 줄이고 초기 임대료 제한, 입주자 선정기준 확보 등 공적 역할은 강화한 형태다. 이미 이를 위한 관련 법령 개정법안이 당정 협의를 거쳐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상정돼 있다.

 

◇ 민간 임대사업자에 '당근' 얼마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8.2 대책 이후 "다주택자는 내년 4월까지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게 좋다"는 요지의 말을 여러차례 했다. 하지만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세원이 공개되고 임대료 책정 등에 제약을 받는 만큼 선뜻 나서기 어렵다. 이런 배경 속에 정부가 논의해온 세금, 건강보험료 감면 등 임대사업자 등록시 인센티브도 이번 주거복지 로드맵에 담긴다.

 

현재 일반 임대사업자(4년 이상)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 40%(10년 이상 임대시) 받고, 소득세·법인세 30% 감면, 전용면적 60㎡ 이하 취득세 면제, 60㎡ 이하 재산세 50% 감면, 60∼85㎡ 이하 재산세 25% 감면 등의 세제혜택을 받는다. 임대료 상승폭 연 5% 제한(준공공임대) 규정을 두고 운영하면 혜택 폭은 더 크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추가로 제시되는 임대사업 인센티브에 따라 다주택자들의 대응 방향이 갈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정부는 서울 등에 고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도 임대사업자 등록 길을 여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시가격 수도권 6억원, 수도권 외 3억원으로 정해진 임대주택 등록 가격 상한 기준을 현실에 맞게 높인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올해 말까지 신규 매입한 준공공임대 주택을 10년 이상 임대할 경우 양도세를 면제하는 혜택도 2020년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등록 임대주택이 노후한 경우에 리모델링 등 집수리에 필요한 비용을 기금으로 저리 융자하는 방안도 실효성 있게 정해질 전망이다. 반대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는 다주택자에게는 임대료 수입의 소득공제율을 20%포인트 하향하는 등 '패널티'도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 '전월세 상한제' 도입일정도 구체화 할듯

 

이번 로드맵에는 전월세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 실수요를 돕는 방안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저렴한 택지지구 공공분양 물량을 다양화하고, 또 늘리는 내용이 거론된다. 전 정부에서 공공분양은 전용 60㎡ 이하로 한정하고 사업 물량도 줄였다. 하지만 이를 다시 85㎡이하 중형주택까지 넓히고 물량도 늘리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분양 확대를 위해 경기도 성남, 하남처럼 수도권 등 주거수요가 있을 만한 지역에 신규 택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해 민간보다 낮은 분양가로 공공분양 물량을 풀면 매매 및 분양시장 안정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실수요 부축이라는 맥락에서 디딤돌대출처럼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정책모기지도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세 세입자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자 활용에 부담이 적도록 하는 방향이다.

 

아울러 민간 임대주택이라도 기간 별로 임대료 및 보증금 인상에 제한을 두는 '전월세 상한제' 역시 이번 로드맵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행정안전부, 국세청, 한국감정원 등에 나뉘어져 있는 임대차계약 정보를 통합해 임대차 시장 파악을 진행해 왔다.

 

기관별 정보가 통합되면 전체 주택임대차시장 계약 정보의 75% 가량을 파악 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전월세 상한제는 통합 정보를 활용한 표준임대료 고시, 계약 갱신청구권제 도입 등을 거친 뒤 2021~2022년께 도입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로드맵엔 계층별 맞춤식 주거 지원 방안도 포함된다. 일단 국토부가 신혼부부용 '파격 저리대출상품(구입·전세)' 도입을 예고해둔 상태다. '신혼희망타운'으로 이름 붙인 특화 주택단지도 7만가구 공급키로 했는데 대상지는 경기도 과천 주암동 일대 등이 유력하게 꼽힌다.

 

이밖에도 주거복지 사각인 주거 빈곤층·저소득 노령층 등으로 임대주택 우선공급 대상을 넓히는 내용, 주거급여와 관련해선 올해 81만가구였던 수급대상을 점차 확대하고 액수 역시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이번 로드맵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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