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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석채號 앞날..공은 다시 검찰로

  • 2013.10.31(목) 10:42

"종말 와도 사과나무 심겠다"..자진사퇴 없어
"거대 쓰나미 어찌 돌파하나"..검찰결과 주목

 

이석채 KT 회장(사진)이 사퇴압력설 논란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비추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방향성은 검찰 수가 결과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아프리카 혁신정상회의 참석차 르완다를 방문한 회장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사퇴압력설에 대해 "거대 쓰나미를 어찌 돌파하겠느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현재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정면 돌파란 단어를 모른다"며 "세상의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를 심을 뿐이다"고 강조해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또 검찰의 배임협의에 대해서도 "KT가 그동안 실시한 인수합병이 실패한 적 있느냐"고 반문한 뒤 "벤처기업은 인수하면 (수익을 내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비자금으로 보이는 계좌가 발견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그걸 믿느냐"며 "지난 4∼5년 동안 KT를 투명한 회사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1급수에서만 사는 물고기"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예로운 퇴진을 희망했던 이석채 회장 입장에선 없는 비리를 있다고 자진신고할 수도 없을 뿐더러, 지금같은 분위기에서 자진사퇴를 언급했다간 검찰수가 결과 여부와 무관하게 배임혐의 등을 인정하는 격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거대 쓰나미를 어찌 돌파하겠느냐는 발언을 미뤄볼 때, 만약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이는 자신의 잘잘못과 상관없이 외부 압력에 의해 밀려난 것으로 억울한 일이라는 생각을 암시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내가 장·차관을 오래 못했지만 모두 현실을 개혁하는 일을 했다"면서, 때문에 여러번 죽을 고비도 넘겼다고 언급했다. 또 KT에 와서도 지난 5년 동안 투명 시스템을 만들려 했더니, 자신을 죽인다는 사람이 여럿 있어 집까지 보안이 강화된 타워팰리스로 옮겼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번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 될 지는 검찰의 조사결과 내용에 달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거 5년전 남중수 전 사장 당시에는 10월16일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20여일 뒤 인 11월5일 구속된 바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물 등을 통해 어떠한 조사결과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남 전 사장 당시엔 개인비리 혐의여서 혐의 입증이 비교적 쉬웠던 반면 이석채 회장은 업무상 배임혐의라 사안이 다르다는 시각이 많다.

 

정치적 분위기도 달라졌다. KT는 오너가 없다지만 그렇다고 정권 입맛대로 최고경영자(CEO)를 결정하는 분위기도 안된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이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와 관련 "배임과 비자금 조성 혐의가 제기되고 있지만 시중에선 이를 정치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더 많다"면서 "죄가 있으면 조사받고 처벌받는 게 당연하나 새 정권이 출범하면 반복되는 지난 정권 인사의 축출 과정이 아닌가 하는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만에 하나 정권이 바뀌었으니 자기사람을 심겠다는 의도라면 국민이 실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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