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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KB금융·하나금융에 '옐로카드'

  • 2017.12.14(목) 17:35

회추위에 회장 참여 등 CEO승계 관련 '경영유의' 조치
"하나금융 내외부 후보군 관리 자의적"등 조목조목 지적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운영 등 지배구조 관련 사안에 대해 '옐로카드'를 받았다.

회추위(하나금융)와 상시 지배구조위원회(KB금융)에 각각 당사자인 김정태 회장과 윤종규 회장이 참여하면서 공정성을 훼손하고, 내외부 후보군 관리가 자의적이거나 후계승계 프로그램이 형식적이라는 점 등을 지적받았다.

 

금융감독원은 14일 경영실태평가 결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하나금융에 대해 7건, KB금융에 대해 5건의 경영유의 조치를 했다. 경영유의는 금융회사의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 성격의 조치다. 최흥식 금감원장이 어제(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단과의 조찬에서 이 사안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이번 조치를 사실상 예고했던 셈이다.

 

 

◇"KB, 회장 상시 지배구조위 참여해 영향력 행사"

 

이날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공시에 따르면 KB금융은 내부 '지배구조위원회규정'에 의해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은 의결에 참여할 수 없는데도 회장에 대한 경영승계 계획의 수립 및 변경과 관련해 잠재적인 후보군인 이사(윤종규 회장) 등이 경영승계절차 및 후보자군 선정을 관장하는 상시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  

금감원은 선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해당 규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이사 등은 위원회에서 의결을 제한하는 등 선정과정에서 배제해 이해상충 방지 및 공평성 제고 측면에서 지배구조위원회 운영을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윤종규 회장은 연임 과정에서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 참여하는 등으로 '셀프연임' 지적을 받기도 했다.

회장 후보자군에 대한 후계 양성 프로그램을 내실화하라는 지적도 받았다. 회장 후보자군에 대한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이 일반적인 경영진에 대한 연수 교육 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사회에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운영체계와 운영결과에 대해 보고하는 등 사후적으로 이를 검증하는 절차도 갖추지 않고 있다고 봤다.

사외이사 평가 절차도 거론했다. 이사회 또는 이사회 내 위원회가 아닌 간담회 방식을 통해 사외이사를 평가하고 간담회에 현 회장이 포함되는 등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 취지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사외이사 평가 때 현 회장을 평가자에서 제외하고 평가 권한을 이사회(혹은 위원회)에 부여하는 등의 절차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이외에도 주요 직책 및 조직 신설시 신설 필요성 등 사전검토 강화, 시너지 성과평가 관련 장기지표 반영 등도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 "하나금융 내외부 후보군 관리 자의적, 투명성 미흡"


하나금융 역시 큰 틀에서 지적사항은 비슷하지만 KB금융보다 더욱 광범위한 지적을 받았다. 총 7개 항목에 대해 경영유의 조치를 하면서 특히 최고경영자 승계절차에 대해 3가지를 조목조목 지목하는 등 상대적으로 강도높은 지적이 나왔다.

 

내년 3월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절차에 대해 직접적인 문제제기를 한 셈이어서 주목된다. 하나금융은 김 회장이 포함된 회추위에서 지난 연말 내외부 후보군을 확정한 바 있다.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의적인 내·외부 후보군 관리 등을 문제삼았다. 내부후보군은 그룹 핵심포지션 담당임원과 핵심인재 후보군 중에서 탐색하도록 돼 있으나 개념이 불투명해 자의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측은 "과거 회추위에서 후보군으로 선정됐던 내부 후보군 일부가 특별한 기준 없이 차기 회추위에서 후보군에서 제외됐다"고 꼬집었다.

외부후보군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후보군을 탐색해야 하지마 주로 이사회 지원부서가 탐색해 회추위에 제시한 자를 대상으로 논의하고 있어 투명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내외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 경영진이 후보군에 포함될 경우 자칫 불합리한 심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도 봤다.

KB금융과 마찬가지로 지주 회장이 회추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반면 일부 사외이사는 회추위에서 배제돼 최고경영자 승계절차와 관련해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어 회추위 운영을 재검토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겸직하는 경영지원부문장이 지주 사내이사로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은 리스크관리 기능의 독립성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리스크관리위는 사업추진에 따른 리스크를 점검하고 신용공여 한도 등을 정하기 때문에 사업추진부서 및 그룹사 등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 ▲사외이사 선임 관련 객관성 및 투명성 강화 ▲후계자 양성프로그램 내실화 ▲경영발전보상위운회 운영 미흡 등에 대해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한편 최흥식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윤종규 회장, 김정태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조찬 회동을 했다. 전일 언급한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며 검사 계획을 밝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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