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2018 마켓 키워드]②일편단심 IT

  • 2017.12.15(금) 09:30

대규모 증설에 반도체 사이클 둔화 우려
수요 굳건…4차 산업혁명 모멘텀도 유효

올해의 시장을 있게 한 주역을 꼽는다면 단연 정보기술(IT)의 질주다. 내년에도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IT 호황에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라는 거대한 모멘텀이 작용했다. 이른바 테크락스다.

 

최근 들어 이 믿음에 일부 균열이 발견되면서 주춤하긴 했지만 테크락스 열풍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진행형으로 보인다. 업황 전반의 호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 대규모 증설 우려에 몰려든 먹구름

 

반도체 업계는 올해 공급 부족과 수요 확대로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는 슈퍼 호황을 맞았다. 이른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다. 실제로 D램 가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내내 무서운 속도로 뛰었다.

 

그러다가 최근 일부 외국계 증권사가 경고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반도체 호황에 대한 경계론은 반도체 시설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각각 30조원과 1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고 내년에도 사상 최대 규모로 생산설비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투자 확대가 공급 증가로 이어지고 가격을 하락시켜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 올해까지 양호했던 수요가 내년쯤 둔화 사이클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맞물리면서 업황이 꺾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부 증권사들은 내년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하기도 했다. 이익 자체는 올해 대비 감소 폭이 크지 않겠지만 시장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

 

◇ 닭과 달걀…수요가 공급 요인에 선행

 

반면 대규모 시설투자에도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어서 반도체 호황이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실적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제약과 서버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서버 수요에 따라 메모리 시장이 좌지우지될 것"이라며 "현재 서버 시장은 맑고 커 보인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설비투자 증가는 수요에 공급을 맞추기 위해 후행하는 결과"라며 "설비투자가 확정된 값이 아니라 업황에 따라 변동 가능한 만큼 공급 부족이 지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생산업체들이 수급 균형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수급을 깨뜨리지 않을 충분한 힘이 있다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초박막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업황 둔화가 예상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중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하며 빠르게 LCD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기존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통해 파이가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 4차 산업혁명, 여전히 장기 모멘텀

 

단순한 IT 업황과는 별개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장기 모멘텀은 내년에도 유효하다. 최근 미국 증시가 경기와 상관없이 계속 오른 이유도 강력한 양적완화 등과 함께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하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기업들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이끌던 시기에 기술주 폭등이 증시를 이끈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하이투자증권은 "10년 주기로 반복된 이노베이션 시대에는 미국의 기술주 랠리가 있었고 글로벌 증시로 확산했다"며 "최근 미국발 랠리는 4차 산업이라는 혁신의 확산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기술주 랠리는 기업들의 신기술 투자 확대에 따른 부채 증가와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 막을 내리곤 했다. 반면 지금은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고 있고 반도체 외에는 소프트웨어 중심이어서 공급 과잉 문제가 적은 만큼 섣불리 종료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건비와 로봇 비용 격차가 확대되고 있고, 생산 자동화로 한국을 비롯한 기업들의 노동비용 절감이 기대된다"며" IT업종의 글로벌 주도권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