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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로 세상읽기]①-2 뭉칫돈이 몰려든다

  • 2017.12.15(금) 10:01

싱가포르·중국도 일본 부동산 대규모로 사들여

지난 9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일본 도쿄 디즈니리조트 근처의 5성급 호텔인 쉐라톤 그랜드 도쿄 베이 호텔을 사들였습니다. 매매가가 1000억엔(한화 약 9800억원)이 넘었는데요. GIC는 이 호텔 외에도 다른 일본 부동산 물건을 물색 중입니다.

 

중국 안방보험 역시 미국 블랙스톤 그룹으로부터 약 2600억엔에 200여개 블록에 달하는 주거 단지를 사들였는데요. 블랙스톤이 지난 2014년에 사들인 이 부동산을 사기 위해 안방보험은 더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해 설득에 나섰다는 후문입니다.

 

 

◇ 싱가포르·중국서도 뭉칫돈 유입

 

최근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싱가포르와 중국, 한국 투자자들이 일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본 부동산 투자에 푹 빠져 있다는 내용인데요.

 

노무라 부동산 개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투자자들이 구입한 일본 부동산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50%나 급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5월을 전후로 특히 매입이 활발했는데 노무라는 한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좀 더 안전한 곳의 자산을 선호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앞선 싱가포르와 중국 등 아시아 투자자뿐 아니라 미국 투자회사인 포트리스 투자그룹 역시 7월에 500채의 공공 주택 단지를 250억엔에 구입했습니다.

 

해외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덕분에 올해 8월 일본 주요 도시에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은 2012년 대비 36%나 급등했다고 합니다.

 

 

◇ 상대적 저평가…초저금리+엔저 부채질

 

일본 부동산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초저금리 영향이 큽니다. 지난 2012년 아베 정부가 들어선 후 일본 금리가 워낙 낮아지면서 대출 금리보다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훨씬 높기 때문인데요.

 

미국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이 수익률 차이가 홍콩과 상하이는 채 1%가 안 되고,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은 2% 전후지만 일본 도쿄는 3.2%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본 부동산이 비싸다는 인식이 크지만 오히려 영국 런던이나 홍콩보다는 싼 가격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도쿄 주요 중심 지구의 아파트 가격은 1㎡당 1만5000달러 정도지만 홍콩은 4만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에 엔화 약세가 더해지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 리츠 투자 감소세…정점 지적도

 

하지만 정점 우려도 공존합니다. 실제로 직접 투자와 달리 일본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투자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전체 리츠 구매액은 4450억엔으로 지난해보다 40%나 줄었습니다.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여파 때문인데요.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일부 리츠는 투자 물건을 찾는 작업을 중단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는 해외 투자자들이 자금 차입을 통해 일본 부동산을 늘리고 있는 반면 일본 현지 투자자들의 경우 관망 모드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일본 도쿄 부동산 시장의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반면 정점을 찍었다는 징후 역시 분명 공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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