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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노는 데도 준비가 필요하다

  • 2013.11.19(화) 15:28

늘어난 여가시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불행

진지하고 체계적인 여가 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소득의 증가와 과학의 발달로 남는 시간이 늘고 있지만 이를 만족스럽게 활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은퇴한 고령자의 경우 효율적인 여가 소비는 더욱 중요하다. 대개 은퇴 후 여가 시간이 급증하기 마련이고 고령자들의 일상 자체가 대부분 여가 시간인 경우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의 여가 계획을 제대로 세워두지 않으면 오히려 불행할 수 있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 역시 제 2의 일자리 마련이나 노후 활동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여가 소비 준비를 함께 해야 한다.

 

◇ 노후 여가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우리나라

 

은퇴 이후 상당 시간을 여가로 소비해야 하는 우리나라 고령자들의 경우 건강 관리나 경제적 준비 정도에 비해 여가 생활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고 준비도 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통계청의 2012년도 노후준비실태조사에 따르면 노후 준비에 대한 질문에서 여가 생활에 대한 준비는 ‘전혀, 혹은 별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43.7%로 경제(32.7%), 건강(25.5%) 등의 준비에 비해 부족했다.

노후 준비 영역 중에서의 상대적 중요도 또한 여가 부분이 미비했다. 건강 관리나 경제적 준비에 대해서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편이지만 대인 관계나 여가 준비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60세 이상 고령층과 저학력자, 지방 거주자일수록 노후 여가 소비를 위한 중요성 인식과 준비가 미비했다.


2011년 실시된 노인실태조사를 봐도 개인의 여가 활동에 대한 인식은 낮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노후 및 여생을 보내고 싶은 방법을 물었더니 건강 유지(52.3%), 소득 창출(19.6%), 편히 쉰다(14.6%), 종교 활동(5.8%), 취미 활동(4.1%), 자원 봉사(2.5%), 자아 개발(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진지하고 적극적인 노후 여가 소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준비도 모자란 실정이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여성, 고령일수록 여가 준비가 잘 되지 않고 있으며 독거 주거 및 무(無)배우자의 특성을 가진 경우 직접 취미 활동이나 자아 개발 등에 대한 인식이 낮고 노후 건강과 소득 등에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단 전문대 이상 고학력자일수록 적극 취미 활동, 자아 개발, 봉사 등에 대한 관심과 응답이 높고 평생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참여율도 높았다. 과거에 비해 교육, 건강 수준이 높고 소득 및 자산 축적 수준이 나아진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는 적극적인 노후 여가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 진지하고 체계적인 노후 여가, 미리 준비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고령자들의 노후 생활 패턴을 보면 아직은 여가 활용 능력이 부족하고 여건도 갖춰지지 않았다.

 

한국인의 생활시간조사(2009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6시간 46분으로 전체 연령대 평균치(4시간 42분)보다 길고 그 중 절반이 넘는 3시간 27분을 TV보기로 보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제, 스포츠 레저 및 취미 활동 등 적극적인 외부 활동은 각각 채 1시간을 넘지 못해 여가 시간이 소극적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짙었다.

노후 여가 소비에 대한 인식과 현실은 점차 개선되는 추세지만 마음 먹었다고 갑자기 여가 활동이 잘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가와 취미 활동에 대한 꾸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은퇴와 노후를 준비하면서 반드시 본인의 관심과 취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 후에는 사회적 소속감이 줄어들게 되므로 지속적인 학습과 교육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회 활동과 소속감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여가 소비가 가능하도록 활동성, 적극성, 스타일별로 다양한 여가 활동을 준비하고 활동 유형과 규모, 소속이 다른 여러 가지 네트워크를 만들면 효율적이다.

예술, 스포츠, 과학 등 지속적인 학습과 교육, 활동이 가능한 여가 생활뿐만 아니라 자원 봉사나 재능 기부처럼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활동들도 최근에 각광받고 있다. 고령층의 사회 참여와 지속적인 소득 창출 필요성이 높아지는 100세 시대에는 이러한 여가 소비 활동이 다시 제 2의 일자리나 소득 창출 활동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 여가 콘셉트 입힌 부동산 투자

효율적인 여가 소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여가 콘셉트를 접목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꾸준하다. 문화와 쇼핑 등 여가 시간을 원스톱(One-Stop)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복합몰이나 대형 쇼핑 단지, 스트리트형 상가 등은 트렌드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상품이다.


자연 활동과 여행 등의 여가 소비와 관련된 펜션, 전원주택, 관광 호텔 등은 지역과 상품 유형에 따라 투자 주의를 요하지만 수급 여건이 좋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직접 여가 소비의 관점에서 부동산을 바라본다면, 학습과 취미 생활을 접목해 볼 수 있다. 부동산 학습의 경우에는 차후 새로운 일자리를 얻거나 본인의 자산 관리에도 유익하다. 공인중개사나 주택관리사 같은 부동산 관련 자격 시험을 치르거나 경매 컨설팅 등을 배우는 것도 가능하다.

여행을 좋아하거나 활동적인 취향을 가졌다면 부동산 현장 탐방이나 답사 활동을 하는 소모임을 꾸리거나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공동체를 꾸려 가족 농장이나 주말 농장을 만들어 운영할 수도 있다. 요즘엔 집 근처, 도심 속에서 텃밭을 꾸려 농작물을 기르는 등의 소일거리를 여가로 소비하는 사람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김규정 연구위원 /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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