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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장 만난 기업인들..'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볼멘소리

  • 2013.04.25(목) 10:42

대한상의, 소급과세 지양..부과고지 전환 등 건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에 대해 기업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재계는 소급 과세를 지양하고, 납부방식도 자진신고가 아닌 부과·고지로 전환해 달라는 등의 주문을 국세청에 전달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상의 회장단은 25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조찬간담회를 열어 김덕중 국세청장에게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김 국세청장이 상의 회장단을 만난 것은 지난 달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변용희 STX 사장,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김동구 대구상의 회장, 백남홍 하광상의 회장 등 30여명의 기업인과 국세청 간부 10여명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국세청의 세원발굴 과정에서 국내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무리한 과세와 세무조사로 인해 기업 의욕이 저하되고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이 피해 입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인들은 7월부터 시작되는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대한 불만을 잇따라 토로했다.

 

백남홍 하광상의 회장은 "감사원이 2004년부터 2011년까지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증여세 소급과세를 하라고 지적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2012년 1월1일 이후 거래부터 적용하겠다고 법에 명시한 만큼, 소급과세 논란에 따른 기업인들의 우려가 하루 속히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감몰아주기 과세 방식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용배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일감몰아주기 과세 규정이 너무 복잡해 납세자가 정확한 과세 소득을 계산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며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과도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종부세가 2008년부터 고지납부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납세자의 부담이 줄어든 것처럼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도 납세자 신고가 아닌 국세청 고지납부로 전환해 기업 부담을 덜어달라"고 요청했다.

 

2010년말 도입된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 역시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박영안 태영상선 사장은 "운송업이나 무역업 등 해외 영업망을 폭넓게 가진 기업들은 해외금융계좌가 수백 개에 달해 신고에 많은 신력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며 "적발시 단순 착오나 정당한 사유임을 밝혀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은 "지하경제 양성화가 자칫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로 이어져 경영에 부담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며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에 대한 조사 강도 역시 예년과는 다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경제 민주화를 둘러싸고 조성되는 기업 옥죄기 분위기로 기업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불편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국세청장은 "지하경제 양성화는 세부담을 고의적이거나 조직적으로 회피하는 탈세행위 등 제한된 분야에만 추진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정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右)이 기업들의 과세 애로사항을 김덕중 국세청장(左)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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