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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식 강세 어디까지..'닥터 둠'끼리 엇갈린다

  • 2013.06.05(수) 11:15

파버 "연준 양적완화 출구 못찾을 수도..단기랠리 그칠 것"
루비니 "출구탈출 매우 느려...조정원치 않는 주식 2년 더 오른다"

닥터 둠(Dr.Doom).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비관론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둠(Doom)'은 파멸, 불길한 운명을 뜻한다. 닥터둠의 이야기는 언제나 주목받는다. 이들이 시장을 또 맞출 것이란 기대는 차치하고 과열된 시장에서는 분명 약이 된다.


미국 시장에는 유명한 닥터 둠이 몇 있다. 1987년 뉴욕 증시 대폭락을 예견했던 마크 파버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경고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최근 양대 닥터 둠이 하루 시차를 두고 상이한 의견을 내놨다. 미국 증시가 얼마나 더 오르느냐다. 주식이 일단 더 오른다는 전제가 깔린 점은 닥터 둠들과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들이 비관론을 아예 버린 것은 아니다. 

 


[마크 파버(왼쪽)와 누리엘 루비니]

 

파버는 단기간 주식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비관적인 시각을 견지한 셈이다. 루비니는 향후 2년간 주식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닥터 둠에서 닥터 붐(Boom)으로 변모해 시장을 놀래켰다. 그러나 루비니 역시 본심을 버린 것은 아니다. 

냉철한 표현과 속사포 같은 말투로 비관론을 퍼부으며 저승사자란 별명을 가진 파버는 4일(현지시간) 금융시장이 단기간동안 더 오르겠지만 새로운 고점은 신뢰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출구는 없다"며 "단기간동안 랠리가 이어지면서 신고점을 계속 경신하겠지만 확증될 순 없으며 시장 변동성이 매우 큰 상태"라고 판단했다.

파버는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프록터스앤드갬블 등 주요 대형주들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으로 유입되면서 여전히 오를 주식이 많다고 말했다. 스탠더 앤드 푸어스(S&P)가 17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파버는 글로벌 경제가 크게 성장하지 않고 있고 실제 맥도날드나 캐터필라 등의 매출이 시원치 않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양적완화가 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추가 영향을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파버는 중국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머징 시장 회사채나 증시 역시 가격이 너무 높다고 우려했다.

하루 앞서 루비니 교수는 주식시장이 앞으로 2년간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불과 한달전 세계 경제 성장에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고 경고했던 그다. 흥미롭게 그는 2년전 "2013년 세계 경제가 퍼펙스 스톰에 휘말릴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추기 경기부양책을 주장했고 실제 지난해부터 부양기조가 강화되긴 했지만 주식 강세 예상은 평소 루비니답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경제 성장세가 높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양적완화 축소가 곧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늦어질 전망이며 시장이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루비니는 (주식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월스트리트와 (실물경제가 부진한) 메인스트리트 사이의 차이가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연준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압도적이지만 경제 펀더멘털의 하락 중력을 앞서진 못할 것으로 봤다.

결국 주식강세 전망 이면에는 비관론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준이 출구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매우 느릴 것"이라며 "경제가 부진하지만 주식시장이 조정을 원치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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