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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의 시련]②'준비 끝냈는데' 속타는 입점업체

  • 2014.07.17(목) 10:28

인력운용·마케팅 등 올스톱..롯데에 불만 목소리도

 

"공사비로 6억~7억원 들었습니다. 거기에 돈이 묶이면서 딴 곳에 문을 열지도 못하고 이만저만 손해가 아닙니다." (ㄴ식당 대표)

"지난 3월에 6명을 뽑아 교육시켰는데 결국은 직원들이 관두더라구요. 인테리어 공사비도 처음 예상보다 3배 더 들어갔습니다. 안전관리한다고 제대로 공사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서너시간밖에 안됐으니 정말 답답했죠." (ㅇ화장품 대표)

 

잠실 롯데월드타워 입점업체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직원도 뽑고 매장 인테리어도 다 해놨는데 에비뉴엘동, 캐주얼동, 엔터테인먼트동 등 저층부 개장 승인이 늦어지면서 영업은 시작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커피숍을 운영할 계획인 한 입점업체 대표는 "서울시 결정이 언제 나올지라도 알면 마음이 덜 답답할 것"이라며 "무작정 기다리는 상황이라 인력운용이나 마케팅 등 모든 계획이 올스톱 상태"라고 전했다.

이 업체는 롯데월드타워 입점을 앞두고 지난 3월부터 직원 10명을 새로 뽑았으나 매장투입을 못해 사무실에서 교육만 시키고 있다. 원래 교육일정은 한달 반으로 잡았다고 한다. 입점이 늦어질수록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 공사비 더 들고, 뽑아놓고 교육만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월트타워 입점업체는 약 1000개로 이 가운데 70%는 중소기업이다. 유명브랜드가 모이는 백화점과 쇼핑몰이라 입점업체들도 대기업 소속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음식료를 판매하는 상당수 업체는 직원 10여명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회사다.

이들은 서울시 승인이 지연될 것 같다는 언론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앞서 ㄴ식당 대표는 "그 사람들(롯데측 실무자들)이라고 안하고 싶어서 안하겠어요? 우리를 보면 미안하다, 죄송하다고 그러는데 한편으로는 이해도 되고 착잡하기도 하고 그렇죠"라며 최근의 심정을 전했다.

롯데그룹은 이달 승인이 사실상 물건너감에 따라 '8월말 쯤 승인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입점업체를 달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한다.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오픈시기가 5월이다, 7월이다 식의 보도가 있었지만 우리는 공식적으로 그 같은 언급을 한 적이 없다"며 "언론이 공사의 진행상황 등을 감안해 쓴 것이지 승인권자도 아닌 우리가 말할 수 내용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 착잡한 입점업체, 보상방안은


서울시 승인이 늦어지면서 롯데그룹에 불만을 나타내는 곳도 늘고 있다.

롯데그룹은 입점업체와 계약할 때 구체적인 입점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담당관청의 인허가를 전제로 오픈 전 서면통보한다는 식으로 입점시기를 에둘러 표현했을 뿐이다. 승인도 지연되고 서면통보도 없는 지금으로선 입점지연에 따른 피해를 입점업체에 보상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한 의류브랜드 입점업체 관계자는 "롯데가 법률적 책임이 없는 건 안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중소업체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입점 후 일정기간 판매수수료를 낮춰주는 등의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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