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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제과협회 공방]①'루이벨꾸'는 동네빵집인가?

  • 2014.07.24(목) 16:20

파리바게뜨, 루이벨꾸 300m 옆 입점 준비
제과협회 "SPC, 공정위 권고 무시"
SPC "루이벨꾸, 동네빵집 아니다..카페베네가 지배"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루이벨꾸 제과점’이 제과점업계 동반성장의 시험대로 등장했다.

 

SPC그룹이 올림픽공원 내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오픈하려하자, 길 건너에 있는 제과점 ‘루이벨꾸’가 제동을 걸면서부터다. SPC가 500m 이내에 출점을 자제하겠다는 동반성장위원회와의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론 단순한 거리 문제로 보이지만, 그 속엔 '루이벨꾸'가 과연 동네 빵집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놓여있다. SPC 측은 “루이벨꾸는 카페베네가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한제과협회 측은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빵집”이라고 맞서고 있다. 루이벨꾸의 정체성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 누가 거짓말을 하나


사건은 지난 4월 시작됐다. 당시 SPC그룹은 국민체육공단으로부터 올림픽공원 만남의 광장내 제과업 사업을 낙찰받았다. 7월 초에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려 했지만, 루이벨꾸의 반발에 부딪혔다. 두 가게 사이의 거리는 약 300m. 지난해 2월 동반위는 제과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고, 대기업 제과점이 동네빵집에서 500m(도보기준) 내에 들어서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 23일 김서중 대한제과협회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루이벨꾸 길 건너에 파리바게뜨가 입점한다”며 “동반위 출점 자제 권고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용호 루이벨꾸 사장은 "파리바게뜨 매장이 들어서면 매출이 30~40% 급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4월 기준 루이벨꾸 지배구조. SPC 측은 "루이벨꾸는 사실상 카페베네가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지난 5월초 이후 홍종흔 씨가 (주)명장홍종흔의 지분 50%를 김용호 씨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명장홍종흔 법인이 2개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가 더 꼬이고 있다.


SPC그룹은 발끈했다. 이날 회사 측은 “파리바게뜨의 중기적합업종 권고사항 위반 사례는 사실무근”이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법적 책임까지 묻겠다고 강경하게 나섰다. SPC 관계자는 “루이벨꾸는 형식적으로 개인 사업자지만, 내부적으론 카페베네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며 “100% 동네빵집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 근거로 루이벨꾸를 홍종흔 비앤에스에프앤비 대표이사가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비앤에스에프앤비는 제과점 '마인츠돔'(MAINZ DOM)을 운영하고 있는데, 카페베네가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또 홍 대표의 개인회사인 ㈜명장홍종흔이 비앤에스에프앤비의 지분 50%를 들고 있어, 카페베네가 사실상 루이벨꾸를 지배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김 회장은 “루이벨꾸는 명백히 개인 지점”이라며 “SPC에 계속 ‘카페베네와 별개’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도 “(비앤에스에프엔비와는) 완전히 계열 분리했다”며 “지분(45%)은 있으나,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누구 말이 맞을까?

 

◇ ㈜명장홍종흔은 2곳?..꼬인다 꼬여

카페베네와 루이벨꾸의 관계를 따지기 위해선 시계를 2013년으로 돌려야 한다. 카페베네는 작년 1월 ㈜마인츠돔으로부터 제과점인 '마인츠 돔' 반포점, 압구정점, 중계점 등 3개 지점과 공장을 25억원에 인수했다.

㈜마인츠돔은 제과명장 홍종흔 씨와 김용호 씨가 지분을 절반씩 가진 개인회사다. 홍 씨는 카페베네로 제과점을 넘기는 동시에 카페베네에 합류했다. 대신 김 씨는 ㈜마인츠돔에 남았고, ‘마인츠돔 올림픽공원점’ 매장 한 개를 소유했다. 이후 이 매장이 루이벨꾸로 간판을 바꾸면서 분쟁의 불씨가 된다.

여기에 김 씨와 홍 씨가 각각 똑같은 사명의 회사를 세우면서 일이 더 꼬였다. 작년 4월에 홍 씨는 개인적으로 ㈜명장홍종흔을 설립했다. 한달 뒤 김 씨는 ㈜마인츠돔의 사명을 ㈜명장홍종흔으로 변경했다. 사명이 똑같은 회사가 2개 생긴 것이다. 김씨가 소유한 ㈜명장홍종흔 관계자는 “제과명장 홍종흔 씨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카페베네가 마인츠돔을 인수한 직후인 작년 2월 동반위의 출점 규제가 나오면서 사업 확장의 길이 막혔다. 카페베네는 작년 10월 외식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비앤에스에프앤비를 설립한 뒤, 지분 50%를 홍 씨 소유의 ㈜명장홍종흔에 넘겼다. 홍 씨는 작년 12월 비앤에스에프앤비의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김 씨가 소유한 ㈜명장홍종흔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루이벨꾸를, 홍 씨의 ㈜명장홍종흔은 마인츠돔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김씨가 소유한 ㈜명장홍종흔 관계자는 “언론과 SPC 측에서 오해를 하고 있는데, 루이벨꾸를 운영하는 ㈜명장홍종흔(김씨 소유)과 마인츠돔을 운영하는 ㈜명장홍종흔(홍 씨 소유)은 전혀 별개 회사”라고 설명했다. 비앤에스에프앤비 관계자는 "루이벨꾸에게 '명장'이란 브랜드로 빵을 공급하고 있지만, 홍 대표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SPC측은 두 회사는 이름을 동일하게 쓰는 한 회사라고 맞서고 있다. SPC 관계자는 "지난 4월 루이벨꾸가 동반위에 제춭한 서류에는 ㈜명장홍종흔의 지분을 홍 씨와 김 씨가 절반씩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반위 관계자는 "(SPC가) 동반성장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며 "결론이 곧 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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