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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32>동도②사촌형제의 가교 동곡재단

  • 2014.07.29(화) 13:10

동곡재단 산하 빌텍, 동도시스템과 유대
김유기 회장, 작년 빌텍 2대주주로 부상

1989년 겨울, 강원 동해 출신인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강원여객, 강원흥업, 강원일보 등 당시 시가로 500억원에 달하는 강원지역 16개 기업의 주식을 전액 출연해 강원지역 최대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했다. 그리고는 부친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의 아호 ‘동곡(東谷)’을 따 ‘동곡사회복지재단(이하 동곡재단)’으로 이름을 붙였다. 이 동곡재단이 김유기 회장을 혈연으로서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 항상 김준기 회장과 연결하는 가교(架橋) 역할을 한다는 점은 인상 깊다고 할 만하다.

서울 중구 을지로 3가에 위치한 을지빌딩. 이 건물에 김유기 회장이 경영하는 회사들이 나란히 간판을 내걸고 있다. 32년전에 창업한 동도시스템을 비롯해 레이원, 이도리, 그린파이어킬러가 그것이다. 이 중 동도시스템을 빼놓고는 창립한지 10년이 채 안된 업력 만큼이나 아직은 이렇다할 만 한 게 없는 회사들이고, 동도시스템이 경영자 김유기 회장을 특징짓는 회사라 할 수 있다. 

현재 동도시스템의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는 김유기 회장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68.3%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맏형 김복기(85)씨로 23.7%를 갖고 있다. 또한 부인 박영남(59) 현 이도리 사장과 누이 등이 주주로 있다. 이런 주주 구성을 놓고보면 동도시스템은 김유기 회장이 중심이 된 가족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동도시스템의 사업 범위는 다양하다. 원래는 시설관리, 인력파견, 청소방역, 경비용역 사업을 주로 했다. 그러다가 건물관리 및 경비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근엔 지문인식, 홍체인식 등 생체인식 분야와 전자여권, 전자신분증 등 전자신원증명 보안시스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총자산 50억원(2013년 말)인 동도시스템은 2008~2002년 5년간 한 해 평균 매출 80억~90억원대를 오르내리다가 2013년 전년 대비 24% 증가한 111억원을 기록하며 100억원을 넘어섰다. 순이익은 4억원가량을 남겼다. 이렇듯 재무제표는 중소기업 정도에 딱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사업구조에 관한 한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우선 동도시스템의 매출구조가 독특한 것이, 지난 2012년 업체 한 곳에서만 전체(90억원) 54%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바로 동곡재단이 최대주주(48%)로 있는 연매출 412억원(2013년)의 알짜 회사 ‘빌텍(Biltech)’이란 곳이다. 그런데 이 빌텍이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사옥과 공장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회사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창립된 빌텍은 현재 김준기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동부그룹의 컨트롤타워이자 동부화재,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대우전자 등 주력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동부금융센터의 빌딩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또 동부증권 여의도 본사사옥과 동부화재 8개 전국사옥, 경기 광주 동부인재개발원을 비록해 동부제철, 동부하이텍, 동부CNI 등의 공장 관리와 경비보안을 맡고 있다.

2010년 이후로는 동부하이텍 등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단체급식사업을 시작했고, 동부그룹 계열 골프장 레인보우힐스클럽 레스토랑, 동부금융센터 VIP 전용 레스토랑 ‘레아(Rhea)’와 ‘커피코너(COFFEE CORNER)’를 운영하는 등 외식업으로도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달리 말하면 동부그룹이 동곡재단의 사회복지 활동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동도시스템이 빌텍으로부터 절반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빌텍이 담당하는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시설 관리를 상당 부분 동도시스템이 대행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뿐만 아니다. 동부건설(2012년 매출 비중 6%), 동부제철(5%) 등의 시설관리 및 경비, 청소미화, 인력파견 용역을 직접 맡고 있다. 또 서울 여의도 동부증권 사옥에 지점을 두고 있기도 하다. 특히 동도시스템과 빌텍의 유착 관계는 앞으로도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빌텍은 창립 당시부터 동곡재단 산하 계열사는 아니었다. 초창기 빌텍의 주주는 강릉 동해 출신의 김진모 전 강원랜드 사장(지분 30%), 최준익 전 강원 정선군 군수(8%) 등 김준기 회장의 동향 인사들을 포함해 모두 개인주주로 구성됐는데, 2010년 동곡재단이 총 48%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어 지난해 또 한 차례 주주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김유기 회장이 개인주주 지분 35%를 인수해 동곡재단에 이어 빌텍의 2대주주가 된 것이다.

 

 [관련 기사]

 ①김준기 회장과 사촌동생의 맞손

 ③빌텍, 동부 경영 조력자로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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