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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이는 알란텀 비틀… 최창영 명예회장 행보는

  • 2013.06.25(화) 10:45

아들 내현씨와 2010년 이후 460억 수혈 공들여
5년 다 다되도록 흑자 못내 43% 자본잠식 상태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아들과 함께 공들이고 있는 계열사 알란텀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설립된지 5년이 다 되도록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힘들여 돈을 쌓아둔 곳간은 하루가 다르게 비어가고 있다. 최 명예회장이 올들어 영풍그룹 주력사인 고려아연 주식을 잇따라 내다팔고 있어 그 돈의 쓰임새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고려아연 주식 잇단 현금화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명예회장은 올 1월과 이달 18일에 걸쳐 고려아연 주식 0.97%(18만주) 중 1만3000주를 처분했다. 이를 통해 최 명예회장은 총 49억원 가량을 손에 쥐었다.  이번 주식 매각이 흥미로운 것은 그간 최 명예회장이 보여온 경영 행보 때문이다.

고(故) 최기호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의 차남인 최 명예회장은 현재 고려아연 경영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 2002년 2월 형인 최창걸 명예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회장 자리를 지난 2009년 2월 동생인 최창근 회장에 물려줬다. 이듬해 3월에는 등기임원직도 내놨다. 대신 그 어떤 계열사보다 알란텀에 힘을 쏟아왔다. 

알란텀은 영풍그룹이 디젤차량용 매연저감장치 개발 및 제조사업을 위해 2008년 8월 자본금 210억원으로 설립한 업체다. 최 명예회장과 알란텀은 2010년 12월을 기점으로 보다 불가원(不可遠)의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당시 알란텀은 2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이를 계기로 최 명예회장 일가가 주요주주로 급부상한 것이다.

고려아연 등 계열 주주사들이 전량 실권한 가운데 최 명예회장의 장남 내현(최제임스성)씨가 절반인 증자금액의 절반인 100억원을 출자해 4.8%에 머물렀던 지분율을 14.9%로 끌어올렸다. 최 명예회장 또한 50억원을 출자해 5.6% 지분으로 알란텀의 주주명부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최 명예회장이 고려아연 경영일선에서 손을 뗀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다.

◇빌려준 돈도 200억

이를 놓고 세간에서는 ‘장-최씨’ 동업 2대째인 영풍그룹에서 최 명예회장 몫으로 알란텀이 주어지고, 나아가 2세 승계 기반까지 조성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알란텀 설립 당시부터 최 명예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내연씨가 등기임원으로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게다가 지난해 12월에는 내현씨가 부친과 함께 대표를 맡는 등 이후의 행보 또한 세간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문제는 알란텀이 갈수록 비틀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설립 5년이 다 돼 가도록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010년 31억원에 이어 2011년 115억원의 매출을 올린 알란텀은 지난해에는 절반도 안되는 50억원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들어가는 비용은 계속해서 늘어 적자만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206억원, 순손실 191억원을 기록함으로써 5년째 적자를 이어갔다. 이렇다 보니 결손금만 522억원에 이르러 지난해 말 현재 42.7% 자본잠식(자본금 1230억원·자본총계 708억원) 상태다.

그나마 자본금을 다 까먹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최 명예회장 부자의 지속적인 자본 수혈 덕분이다. 최 명예회장 부자가 2010년 이후 알란텀에 출자한 금액은 총 457억원으로 지난해에는 두 차례에 걸쳐 200억원을 쏟아부었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돈도 빌려주고 있다. 현재까지 알란텀에 대한 대여금만 2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알란텀은 올들어서도 뚜렷하게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올 1분기 매출은 4억원에 불과하고 52억원의 적자를 냈다. 자본잠식률도 47.5% 높아졌다. 이 시점에 최 명예회장이 또다시 고려아연 주식 상당량을 현금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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