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중에 네이버는 지난 5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조치를 받았다. 손자회사인 라인플러스가 작년 12월 22일 유상증자 결정을 했음에도 곧바로 공시하지 않고 며칠 뒤인 이달 5일에서야 관련 사실을 공시한 것. 네이버에 대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나 부과 벌점, 공시 위반 제재금의 부과 여부는 향후 심의를 거쳐 가려진다.
이런 우여곡절 만큼이나 라인플러스의 현 재무상황은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지금까지 1200억원의 자본을 가지고 사업을 벌여왔지만 모두 까먹고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라인플러스는 네이버가 현 시장점유율 1위로 일찌감치 안정궤도에 오른 일본 시장을 제외한 ‘LINE’의 글로벌 영업, 마케팅, 제휴 사업을 위해 2013년 2월 설립한 회사다. 지금은 라인플러스가 일본 라인의 100% 자회사지만, 원래는 라인과 네이버가 각각 6대 4로 출자·설립했다. 네이버는 당시 160억원에 이어 2013년 7월과 11월 각각 240억원, 400억원 등 총 800억원을 출자했는데, 지난해 9월 유상감자를 통해 출자금액을 전액 회수했다.
이는 ‘LINE’ 사업의 독립성 확보와 함께 네이버-일본 라인-라인플러스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기 위한 것으로, 네이버의 회수금액을 제외하면 이전까지 일본 라인의 라인플러스에 대한 출자금액은 설립 당시를 포함해 3차례에 걸쳐 총 12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라인플러스는 아직은 제대로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매출은 2013년 1280억원에서 작년 1~3분기 197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순이익은 각각 1490억원, 60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9월까지 설립 이후 1년 8개월간 적자금액이 2100억원에 달하고있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자기자본을 모두 소진하고도 모자라 지난해 9월말 현재 자산(1830억원)보다 오히려 부채(2720억원)가 893억원 더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따라서 기존 출자금의 130%에 달하는 자본 수혈은 어찌보면 예정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은 투자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번 출자로 일본 라인의 라인플러스에 대한 출자금은 2790억원(발행주식 399만3848주)으로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