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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ISA도 간편하게…증권사와 진검승부

  • 2016.02.14(일) 12:00

은행 ISA도 증권 ISA처럼 투자일임업 허용
일임형 온라인 가입도 허용해 활성화 유도

내달 14일 출시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둘러싸고 은행과 증권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ISA 업무를 위한 투자일임업을 허용하기로 하면서다. 고객들은 이제 은행에서도 금융상품을 하나하나 선택할 필요 없이, 전문가가 제시하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 은행에도 '일임형 ISA' "증권사와 대등 경쟁"

금융위는 14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ISA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만능 재테크 통장이라고 불리는 ISA는 예금, 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넣어 관리하는 상품이다. 연간 2000만 원 한도로 5년간 1억 원까지 넣을 수 있고, 5년간 손익을 합산해 200만 원(연 소득 5000만 원 이하 250만 원)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관련 기사 : 만능 재테크 통장·ISA에 뭘 담을까?

현행법에 따르면 은행에서 ISA 상품에 가입하려면, 고객이 직접 원하는 상품을 하나하나 찍어서 운용지시를 해야 한다. 이런 상품을 '신탁형 ISA'라고 하는데, 은행은 신탁형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사에선 구체적인 운용 지시를 하지 않고 전문가가 구성한 표준화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이를 '일임형 ISA'라고 하는데, 증권사에만 허용된 업무다.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으로선 '일임형 ISA'가 간편할 수 있다.

 

▲ 금융위원회


금융위는 이번 방안에서 은행도 '일임형 ISA' 상품을 팔 수 있게 관련 규정을 고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고객이 은행에서 한 가지 형태의 ISA에만 가입할 수 있다면 투자자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불편을 초래한다"며 "은행과 증권이 대등하게 경쟁할 수 없다면 투자자의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연 12조 시장 선점 경쟁 스타트

은행업계는 그동안 은행에도 투자일임업을 허용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지속해 요청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달 신년간담회에서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면 고객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증권사들은 강하게 반대했다.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은행들이 이미 증권 영역까지 파고들면서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신년간담회에서 "(은행에) 영역을 넘어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은 국내 금융업 체계 근본을 흔드는 이슈"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방안으로 ISA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올해 ISA 시장 규모가 1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ISA는 의무가입 기간 원칙이 있고, 1인 1계좌만 허용하기 때문에 누가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증권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 일임형ISA 온라인 가입…"신탁형은 추후 검토"

금융위는 이밖에 일임형 ISA에 한해 온라인 가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투자일임과 신탁계약은 투자자 보호 문제 등으로 온라인 가입을 제한했는데, 일임형 ISA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분산 투자 의무와 포트폴리오 금감원 사전 보고 등 투자자 보호 제도를 만들었다.

김 사무처장은 "일임형은 분산 투자 의무와 금감원 사전 보고 등 투자자 보호제도가 있으면 온라인 가입도 허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반면 신탁형의 경우 고객이 일일이 지시해야 하는데, 이때 투자자 보호장치나 설명 의무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탁형의 온라인 가입은 추후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일임형 ISA 투자자 보호를 위한 모범규준 안도 만들기로 했다. 투자자 유형을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등 5개 이상으로 갖추도록 하고, 각 유형에 따라 2개 이상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갖추도록 한다. 또 같은 금융상품의 편입비중은 30%, 같은 상품군 편입비중은 50% 이내로 분산해 자산을 배분토록 한다. 이런 사항을 금감원에 사전 보고하고, 공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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