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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계좌이동·ISA, 달라진 은행 사용법

  • 2016.02.22(월) 16:38

▲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tvN 홈페이지.

 

"금리가 쪼까 떨어져서 15%밖에 안 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은행원으로 나온 성동일의 대사입니다. 1%대 금리에, '특별' 우대 금리라 봤자 0.5%포인트밖에 안 주는 요즘 분위기와 비교하면 꿈에나 그릴 금리입니다. 떨어졌다고 해도 15%라면 기분 좋게 은행에 돈을 맡길 것 같습니다.

요즘 현실은 참 많이 다르죠. 딱히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은데,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자니 이자는 있으나 마나 한 느낌입니다. 1~2%대 예·적금에 마냥 돈을 묻어두면, 오히려 손해를 봅니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그런 계산이 나옵니다. 이제 '은행 사용법'도 달라져야 할 때입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계좌이동제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대표적입니다. 이마저도 금리를 조금 더 얹어 주거나, 세금을 깎아주는 게 전부이긴 한데요. 그래도 손해 보지 않으려면 이런 제도라도 챙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들은 이런 제도를 시행하면서 분주해졌는데요. 소비자들은 무작정 동네 은행 창구 직원이 말하는 대로 따르기보다는 꼼꼼히 따져보고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 2월 26일부터 은행에서 계좌이동 신청

먼저 계좌이동제입니다. 계좌이동제란 한 마디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주거래은행'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관련 기사 : '800조 돈 흐름 바꿔라' 계좌이동제 시작

 

▲ 계좌이동제 개괄 표. 페이인포 홈페이지.


소비자로선 단순히 계좌이체 등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은행 입장에선 고객들이 서비스 질에 따라 주거래은행을 손쉽게 옮길 수 있으니 마음이 급합니다. 이전에는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경우가 흔치 않았고, 주로 동네 가까운 점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은행은 지점만 늘리면 됐는데 이젠 진짜 서비스로 대결해야 합니다.

 


지난해 10월 30일 시작한 계좌이동제를 통해 계좌를 변경한 건수는 약 40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오는 26일부터는 은행 창구나 은행 인터넷뱅킹 사이트에서도 주거래 은행 계좌를 옮길 수 있게 돼 변경 건수가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객에겐 두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자금관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자동납부와 계좌이체 항목을 조회, 변경해 주거래은행을 만드는 겁니다. 물론 알게 모르게 월급을 받는 통장 등 주거래은행이 있었겠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확인해보고 관리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내놓은 계좌이동제 특화 상품을 찾아 활용하는 게 두 번째 이점입니다. 대부분 수수료나 금리를 우대해주고 있고요.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해주거나,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골드바, 여행 상품권을 주는 은행도 있습니다.


 


다만 혜택을 준다고 무작정 옮기면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이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 주거래 은행에서 가입한 예·적금 금리가 내려가거나,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경우 등입니다. 처음 상품에 가입했을 때 '주거래' 조건으로 금리를 우대해줬기 때문에, 은행을 바꾸면 이런 혜택도 사라지는 겁니다. 관련 기사 : [POST]계좌이동제 혜택 풍성? 공짜는 없어요


◇ 은행에서 투자상품 가입…꼼꼼하게 점검해야

계좌이동제 외에 가장 크게 달라지는 '은행 사용법'은 바로 ISA입니다. 관련 기사 : ISA 가입대상·비과세 한도 늘려 국민통장 만든다

 

 

주로 증권사를 통해 가입하던 투자 상품을 은행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은행에서 판매했지만, ISA 경우 각 은행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짜서 고객에게 판매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관련 기사 : 은행 ISA도 간편하게…증권사와 진검승부 

 

아무래도 은행의 경우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 사람보다는,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니 포트폴리오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제시하리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예·적금만 선호했던 분들은, 과세 혜택도 주는 ISA 상품 가입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다만 최근 은행의 ELS 판매 논란에서도 볼 수 있듯, 은행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닙니다. 수익률이 높으면 그만큼의 위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예·적금 상품이 아니면 당연히 원금 보장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은행들이 증권사와 경쟁이 붙고, 또 계좌이동제와 시기가 겹치면서 여러 경품을 내거는 등 치열한 '사전 가입'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관련 기사 : ISA 묻지마 경쟁, 준비도 안했는데… 

사실 고객에게 제시해야 할 포트폴리오나 수수료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은행 창구 직원의 말만 듣고 서둘러 가입하기보단, 추후 상품이 나오면 차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ISA 가입은 내년 말까지 가능합니다. 이때까지 은행이나 증권사별 수익률을 한 번 지켜본 뒤 가입해도 늦지 않습니다. ISA 가입 뒤에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융사 갈아타기도 가능해질 거라고 합니다. 이 경우에도 수수료 등을 내야 할 수 있으니, 가입 전에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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