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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넥슨 김정주의 숨겨진 최측근 이도화

  • 2016.05.17(화) 17:33

[엔엑스씨에 얽힌 시시콜콜 이야기]
'재무통' 이도화 NXC 이사, 계열사 요직 잇단 선임
넥슨 경영 참여…김정주-GS家 재계 인사 연결고리

#정상원(46), 넥슨 간판작 '바람의나라'를 비롯해 인기작들을 배출한 유명 개발자, 현재 넥슨의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최승우(48), 넥슨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뛰어 다녔던 인물. 넥슨재팬 대표 시절인 2011년 일본 증시 상장을 이끌었다.
#오웬 마호니(50), 세계적 게임사 일렉트로닉아츠(EA)에서 넥슨으로 넘어와 현재 글로벌 게임사 넥슨을 이끄는 파란 눈의 경영인이다.

#박지원(39), 37세 젊은 나이에 넥슨코리아 CEO를 맡아 조직 문화를 혁신한 '브레인'이다. 

 

'게임황제' 김정주(48) 넥슨 창업자와 함께 넥슨의 성공 신화를 쓴 주역들이다. 게임업계 좀 안다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넥슨맨'들은 이외에도 차고 넘친다. 넥슨의 성공 스토리가 곧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김정주 창업자와 관련한 시시콜콜한 세번째 이야기 또한 어느 넥슨맨의 이야기다. 하지만 언뜻 이름을 들어보면 물음표 세례가 이어진다. 18년간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다가 올해 3월 넥슨그룹 사업지주회사 넥슨(옛 넥슨재팬)의 사내이사로 합류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처음 이름 석자와 존재감을 드러냈던 터라 당연한 반응이다. 

 

그럴까봐 준비했다. 넥슨 초기 멤버이자 '재무통'으로 계열사 요직을 두루 맡다가 김정주 창업자의 개인회사까지 건사하고 있는 이도화(43) 엔엑스씨(NXC) 이사 얘기다. 이제 '나 넥슨 좀 안다'고 자랑해도 좋다. 


◇ (유)와이즈키즈의 NXP 인수 자금 알고보니…

 

넥슨그룹 지주사 엔엑스씨는 작년 하반기에 100% 자회사이자 부동산 임대 업체인 엔엑스프로퍼티스(NXProperties·이하 '엔엑스피')를 매각해 시선을 잡아끈 바 있다. 매각 대상이 다름 아닌 김정주 창업자의 개인 소유 회사인 유한회사 와이즈키즈라 더욱 그랬다. ☞넥슨 김정주① (유)와이즈키즈의 무시못할 존재감

 

이를 놓고 (유)와이즈키즈를 중심으로 계열 재편이 이뤄지는 밑그림이 그려지긴 했으나 왠지 퍼즐 곳곳에 구멍이 나 있었다. 최근 빈공간을 채울 조각을 목격했다. 

 

우선 엔엑스씨가 (유)와이즈키즈에 엔엑스피 보유 지분 전량을 주고 받은 돈은 601억원이다. 이 시기 엔엑스씨는 당시 주주로 있던 (유)와이즈키즈의 보유 주식 10만3000주(2.54%) 중 절반 가량(5만3000주)을 취득, 소각한다. 매입자금은 701억원이다. 결국 (유)와이즈키즈가 '알짜 회사' 엔엑스피를 편입할 수 있었던 자금은 엔엑스씨로부터 흘러들어온 것을 알 수 있다.    ☞넥슨 김정주② NXP…처제 유숙현씨가 대표

 

 

와이즈키즈가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의 주주 명부에 상당 기간 이름을 올렸다는 것도 새삼 눈길을 끈다. 엔엑스씨에는 김정주 창업자와 그의 부인 유정현(47) 씨 외에도 와이즈키즈가 비록 3%에도 못 미치는 비율이긴 하나 어엿한 주주로 등재돼 있었던 것이다. 

 

이번 딜(Deal)의 대미는 김정주 창업자의 '베일의 측근' 이도화 이사가 장식한다. 공교롭게도 (유)와이즈키즈 품에 안긴 엔엑스피의 경영인이 지난 4월에 바뀐다. 원래 엔엑스피는 김정주 창업자가 2007년부터 3년간 대표직을 맡다 그의 부인 유정현 씨의 여동생 유숙현(43) 씨가 2010년부터 최근까지 대표이사로 있었다. 이 회사는 주로 김정주 창업자의 친족들이 경영에 참여하던 곳인데 느닷없이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바로 이도화 이사가 유숙현 씨에 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이다. 

 

이도화 이사는 지난 1998년 넥슨(현 넥슨코리아)에 합류한 초기 멤버다. 이후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에 입사(2000년)했다가 2006년 다시 넥슨코리아에 재입사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넥슨의 재무 부서에서 실무 책임자로 활동하는 등 주로 회사 '안살림'을 맡아왔다. 넥슨재팬이 2011년 12월 도쿄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부터 어찌된 일인지 그의 활동 반경이 확대됐다. 이듬해 1월에 넥슨 계열사 가운데 고객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넥슨네트웍스 이사로, 그해 말에는 지주사 엔엑스씨 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그와 관련해 또 하나. 넥슨의 일본 상장 당시 주주 목록을 살펴보면 이도화 이사는 넥슨 주식 60만3300주(0.16%)를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넥슨 직원(재무부서 부장) 신분이던 이도화 씨의 넥슨 보유 주식은 일부 임원보다 더 많았다. 당시 넥슨 운영본부장이었던 박지원 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46만주(0.12%), 조성원 당시 넥슨코리아 퍼블리싱 본부장은 52만4200주(0.14%)를 보유하고 있었다.

 

◇ 이도화 이사의 물밑 광폭행보

 

흥미로운 것은 그가 넥슨 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나 김정주 창업자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업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도화 이사가 김정주 창업자의 최측근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가승개발'을 꼽을 수 있다. 올 1월 이도화 이사는 가승개발의 감사로 선임됐다.

 

가승개발은 넥슨의 옛 사명인 '가승'을 여태껏 쓰고 있다는 점 외에는 뭘 하는 곳인지, 넥슨과 어떤 관계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베일에 싸여 있다. 다만 이 곳의 경영인을 살펴보면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승개발은 GS가(家) 3세인 허인영(44) (주)승산 대표가 현재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 주소는 경기도 용인시 고림동에 있는 (주)승산의 물류센터와 동일하다. 가승개발은 지난 4월1일자로 '주식회사'에서 폐쇄적 성격의 '유한회사'로 법인 성격을 바꿨다. 바꾸기 전에는 자본금 4000만원(주당 500원*보통주 8만주) 수준의 '미니 회사'였다. 사업 목적으로 부동산 임대업을 비롯해 관광호텔, 개발업 및 매매업을 올리고 있는 것 외 딱히 알려진 것이 없다. 가승의 이니셜이 GS그룹과 같다는 점이 그나마 이채롭다. 

 

가승개발을 이끄는 허인영 승산 대표는 고(故) 허만정 GS 창업주의 다섯째 아들인 허완구(80) 승산 회장의 딸이자 허창수(68) GS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재미있는 것은 김정주 창업주가 허인영 대표 외에도 허 대표의 오빠 허용수(48) GS에너지 부사장과 얽혀 있으며, 어김없이 그 접점에 이도화 이사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도화 이사는 지난 2012년 11월 '갤러리313'이란 갤러리 업체의 감사로 선임됐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갤러리313은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김정주 창업자가 엔엑스씨를 통해 지분 29.7%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김정주 창업자와 나이가 같은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은 갤러리313에 초기부터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김정주 창업자는 이도화 이사를 접점으로 허용수·인영 남매와 연결돼 있는 셈이다.


◇ 계열사 요직 섭렵…넥슨 이사진 합류

 

넥슨 그룹 내에서 역할을 봤을 때 이도화 이사를 수식할만한 또 다른 단어는 '재무통'이다. 그는 작년 4월에 엔엑스씨 100% 자회사인 'VIP사모주식형펀드'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원래 이 회사는 VIP투자자문이란 외부 자문사와의 일임 계약을 통해 엔엑스씨의 여유 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모펀드다.

 

즉 엔엑스씨 단 하나의 회사가 투자자로 참여한 이른바 '1인 전용 사모펀드'이다. 정식 명칭은 'VIP사모주식형펀드1호'이며, 매니저는 VIP투자자문의 최준철 대표가 맡았다. 최준철 대표는 서울대 주식투자연구회 활동을 하다 2000년대 초반 김정주 창업주로부터 100억원을 받아 지금의 VIP투자자문을 설립해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감사보고서 상으론 김정주 창업주와 부인 유정현 씨가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VIP투자자문에 각각 15%씩 총 30%의 지분을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VIP사모주식형펀드는 원래 2004년부터 '더밸류사모주식형펀드1호'란 이름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엔엑스씨에 인수된 이후 지금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당시 엔엑스씨는 VIP사모주식형펀드를 통해 KT&G를 비롯한 LG데이콤, 강원랜드 등 국내 주식 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에도 왕성한 투자 활동을 벌였다.

 

이렇듯 이도화 이사가 VIP사모주식형펀드를 비롯해 현재 요직을 맡고 있는 넥슨 그룹 계열사는 4곳에 달한다. 가승개발과 갤러리313까지 더하면 6곳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이도화 이사는 김정주 창업자의 측근으로서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면 올 들어서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도화 이사가 지난 3월 넥슨그룹 사업지주사 넥슨의 사내이사로 합류하고 경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넥슨 이사회 멤버는 이도화를 비롯해 김정주 NXC 대표, 오웬 마호니 이사회 의장, 우에무라 시로 최고재무책임자(CFO),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 등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2명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이도화 이사의 넥슨 이사진 합류는 어떤 의미일까. 위에서 보듯 이도화 이사는 회사 안살림은 물론 회사와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무려 6개 회사를 다루고 있는 인물이다. 누구보다 회사 내부 사정과 김정주 창업자의 의중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넥슨 역시 이점을 부각하고 있다. 넥슨은 이도화 이사를 선임한 이유에 대해 "모회사의 이사로서의 시각과 그동안 회사에서 쌓은 활동을 바탕으로 넥슨 그룹이 일본 및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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